지금 세계는 2002 한일 월드컵의 열기로 가득하다.
전세계 200개국 이상이 TV로 중계돼 대회기간 연인원 420억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이번 월드컵은 단순히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 국내 기업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때문에 개최국인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효과만 해도 3조7,000억여원에 달하고 3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이번 월드컵을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도 월드컵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와 KT 외에도 국내 공식 공급업체인 현대해상ㆍ포스코ㆍ금강고려화학ㆍ대한항공ㆍ국민은행 등이 이번 월드컵을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 중이다.
현대차도 지난 99년 2002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지정된 후 판촉ㆍ광고ㆍ기업 홍보 등을 총망라한 통합적 마케팅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 시청자 수와 노출빈도 등을 고려해 볼 때 직접적인 광고 효과만도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늘날 글로벌 경쟁시대에서는 강력한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그렇지 않은 국가를 제치고 세계 경제를 주도해나가고 있다. 사실상 국가의 경제활동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는 이제 해당 국가의 글로벌 브랜드가 갖는 영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ㆍ일본은 성공적인 브랜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빅 브랜드'가 없는 나라들은 이들 국가보다 한 등급 아래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리아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이번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제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많은 직ㆍ간접적인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는 수십조원의 투자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EF 소나타의 경우 선진 브랜드로 판매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보다 20∼30%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인 빅 브랜드로 거듭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 98년 프랑스 월드컵을 후원한 후 프랑스 지역에서만 연간 매출이 1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축구를 앞세운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략이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코카콜라는 74년부터 30년 가깝게 월드컵 후원사로 활동해왔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장기 후원사로서의 코카콜라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축구팀 랭킹을 93년부터 'FIFA- 코카콜라 랭킹'으로 바꿔 부르고 있을 정도다.
80년대 말부터 나이키와 리복에 추월당하기도 했던 아디다스도 월드컵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기업이다. 80년대 이전만 해도 최고의 브랜드였던 아디다스는 92년 7,700만유로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61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며 2억8,000만유로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전환점에 바로 98년 프랑스 월드컵이 자리하고 있다. 이 대회 후 아디다스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프랑스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현대차도 이번 월드컵이 우리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또 나아가 우리 브랜드의 인지도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 기회를 100%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선 제품의 품질향상에 만전을 기해, 브랜드뿐만 아니라 품질에 있어서도 세계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토대를 탄탄히 만들어갈 것이며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로벌 서비스 체계를 확립, 세계 5대 메이커 진입의 발판을 삼을 계획이다.
'기회는 잡는 자의 몫'이라는 말이 있다. 개인의 경우 생애 3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오는 기회를 기회인 줄도 모르고 지나버려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신에게 온 기회를 스스로의 역량이 부족해 그냥 보내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없지 않다.
2002 한일 월드컵은 한마디로 우리나라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부디 이번 월드컵이 현대자동차 등 공식 후원업체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과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자신감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알리는 다양한 효과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진<현대자동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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