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SCO 도입 성과/에너지절약마트

◎에버랜드­자체발전으로 연 18억 절약/무주리조트­열병합발전소 건설로 올 11억 절감 기대/서울철도청­고효율 램프·안정기 설치로 연 3억 줄여ESCO는 발주자인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에너지 소비체질을 「왕소금」으로 만들어준다. 그것도 정밀진단을 통해 시스템을 갖춰 항구적으로 개선해준다. 「빈 사무실 등 끄기 운동」같은 소극적 처방이 아니다. 절약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에너지 소비체제를 송두리째 바꿔주는 것이다. 고비용 해소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고정비 성격의 에너지비용은 절감하면 할수록 기업과 공공기관의 이익은 커진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여러 비용 가운데 가장 손쉽게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에너지 비용이기도 하다. ESCO를 사업장에 끌어들임으로써 최근 가장 큰 이득을 본 「왕소금」업체는 무주리조트다. 무주리조트는 지난 2월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위해 자체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키로 하고 삼성엔지니어링과 계약을 맺었는데 삼성은 지난해 12월, 3천㎾급 3기를 건설 완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무주리조트측에 『오는 2002년까지 전기사용량을 감안할 때, 자체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발전단가가 ㎾당 44원 정도』라며 『㎾당 79원인 한국전력보다 싸다』고 보고했다. 이에 무주리조트는 흔쾌히 자체 발전소 건설을 결정했다. 무주리조트는 열병합 발전소 건설로 올해만 11억3천2백만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ESCO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그룹사에 이를 적용하는 데도 열심이다. 용인 에버랜드의 경우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열병합 발전 설비를 설치받아 연간 18억원의 지출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특히 용인 에버랜드에 설치된 열병합 발전시스템은 폐열을 회수해 난방의 열원으로 사용함으로써 총 열효율을 80%까지 끌어올린 최신 시스템이다. 서울지방철도청도 파트너를 잘 만나 「짠돌이」가 됐다. 서울지방철도청은 지하철 과천선과 분당선의 에너지 효율화사업 파트너로 태일정밀을 선택, 연간 2억8천1백만원의 절감효과를 맛보고 있다. 태일정밀은 과천선 8개역과 분당선 11개역에 전자식 안정기와 고효율 램프를 설치하는데 14억원을 투자했고 5년에 걸쳐 이를 회수할 계획이다. 서울철도청의 사례에서 보듯, 공공부문도 ESCO들의 주요 고객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공공기관들이 새로운 고효율 설비와 관리기법을 활용해 선도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풍토를 조성한다는 목표아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우선 정부 공공건물 가운데 시설의 노후화 정도와 연간 에너지 비용 등을 고려해 대상기관을 선정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1청사(세종로)와 2청사(과천), 한국공항공단, 무역협회빌딩, 서울대병원, 한국방송공사 등 6개 기관이 시범사업 대상으로 올라있다. 통산부는 이달중 이들 시범사업 대상기관과 ESCO간의 협의를 마친 뒤 5∼6월까지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7월에 공식 계약을 맺도록 할 방침이다. 이들 공공기관의 규모를 볼 때 ESCO들에게는 거대시장이 펼쳐진 셈어서 수주를 둘러싼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산부는 특히 시범사업의 상징성이 큰 정부 1, 2청사에 ESCO를 짝지워주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청사도 에너지 절약 성과배분 계약에 적극적인 입장이어서 이를 계기로 공공기관 부문의 ESCO 도입이 줄을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한상복> ◎국내 에너지소비현황/에너지 97% 해외의존·작년 206억불 수입/산업·가정용 등 수요 전부문 효율성 떨어져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순수입액은 2백6억달러. 이가운데 10%만 줄여도 21억달러의 외화지출을 줄일 수 있다. 우리 돈으로 따져 자그마치 1조7천8백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1조7천억원이면 우리나라 전체 초등학생 3백90만명에게 2년간 무료로 점심을 먹일 수 있는 막대한 돈이다. 가전업체들이 컬러TV를 1천4백만대나 수출해야 1조7천억원을 벌 수 있다. 1조7천억원이면 원자력발전소 1기를 지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무려 97.4%.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거의 전량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다보니 에너지수입으로 인해 유발되는 무역적자는 90년 1백2억8천만달러에서 94년 1백36억달러, 95년 1백62억6천만달러로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에너지소비증가율은 95년 기준 9.6%로 세계 최고수준(5위)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5%, 미국은 1.7%, 프랑스는 2.6%에 그쳤다. 중국 등 성장속도가 빠른 일부 국가들만이 우리보다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높을 뿐이다. 국민소득 1만달러 이상인 「살만한」나라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 에너지소비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회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이기 때문이다. 국민 1인당 에너지소비는 3.35TOE(석유환산톤)로 미국(7.86)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조만간 일본(3.9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씀씀이로 보면 단연 선진국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분야에선 아직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가 에너지를 펑펑 써대는 다소비형 국가임은 에너지 원단위를 비교할 때 단적으로 드러난다. 에너지 원단위란 GDP(국내총생산) 1천달러를 창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연간 에너지 사용량. 이 수치가 작을수록 효율이 높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P가 1만달러를 돌파한 지난 95년의 에너지 원단위는 0.41이었다. 이는 지난 78년 1만달러를 기록한 미국(0.45)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일본(84년, 0.19)이나 프랑스(79년, 0.2)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다. 수요 부문별로 비교해도 산업과 수송용 가정용등 전 부문에 걸쳐 효율성이 떨어진다. 특히 산업부문의 에너지 원단위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2∼3배나 높다. 우리 산업구조가 에너지비용 절감에는 둔한 체질로 굳어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기업들이 『고임금때문에 기업하기 힘들다』며 아우성을 치곤했지만 비용절감에 가장 손쉬운 에너지 절약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원단위는 80년이후 연평균 4%씩 개선돼 왔으나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 90년대 들어서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값이 싸지니 아무 생각없이 펑펑 써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다소비형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산업부문을 에너지절약형으로 탈바꿈시키는게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년간 에너지다소비사업장 1백94개를 선정, 이들 사업장에 1조6천7백억원을 투자해 에너지원단위를 6.8% 개선한데 이어 올해부터 2001년까지 2단계 에너지다소비사업장 절약 5개년계획을 추진중이다.<한상복> □인터뷰/정부종합청사 김재철 관리소장·중앙개발 허태학 사장 ◎정부종합청사 김재철 관리소장/정부 우선도입 민간확산 기대 정부종합청사 김재철 관리소장은 『정부 청사의 각종 에너지기기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운동」에 동참하는 한편 정부가 솔선수범하기 위해 에너지절약 성과배분 계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1, 2청사의 에너지 소비현황은. ▲1청사가 지난해 8백27만㎾를 사용해 7억5천9백만원을 전기료로 납부했고 2청사는 1천5백84만㎾로 전기료가 14억8천8백만원이었다. ­에너지절약 성과배분 계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에너지 다소비 공공기관에 우선적으로 ESCO를 도입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민간부문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도 지금까지 노후보일러와 전열교환기를 교체하는 등 절약투자를 해왔다. ­ESCO를 도입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공공기관에서 ESCO를 앞장서 도입함으로써 민간부문에 이같은 신기법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선 계약기간중 에너지 설비의 유지관리와 기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관리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외국 정부는 어떤가. ▲통상산업부 조사에 따르면 ECSO는 현재 미국에만 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 로렌스 버클리연구소는 연구실과 사무실 등 54만 평방피트의 건물에 냉난방과 조명제어를 일괄적으로 제어하는 열병합 발전을 설치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앞으로 공공기관에 ESCO 도입을 파급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우리는 정부종합청사를 관리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에너지절약 정책에 따라 단계적인 도입을 검토할 것이다. 이 사업에 성공하면 향후 다른 기관으로 확산시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공공건물 관리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중앙개발 허태학 사장/에너지·환경 복합화전략 계획 에너지절약 전문기업 1호인 중앙개발 허태학 사장은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에너지절약을 통한 비용절감이 필수적이며 정부와 기업의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SCO사업을 시작한 동기는. ▲지난 70년대에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에너지 관리기술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판단, 88년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89년에 고효율 절전형 조명기와 전자식 안정기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고 90부터 삼성본관외에 5개 건물에 에너지투자 진단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앙개발의 ESCO사업 계획은. ▲에너지부문 가운데 특히 엔지니어링 사업에 촛점을 둘 것이다. 에너지와 환경의 밀접한 관계를 인식하고 환경부문 사업도 하고 있는데 이들 두 아이템을 복합화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앙개발이 다른 ESCO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따라서 국내서는 거의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경쟁사의 경우 절전형 기자재만을 주아이템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는 토털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ESCO사업을 하면서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일본이 그동안 미국을 모델로 ESCO 사례조사를 하다가 한국이 같은 제도를 이미 도입한 것을 알고 크게 놀랐다한다. 에너지 절약제도 부문에선 우리가 일본에 앞선 셈이다. ­ESCO사업의 전망은. ▲ESCO기업의 측면에선 현재 경기침체 국면에서 에너지 절감투자 자본의 확보가 어려운데 정부가 획기적인 자금지원 정책을 수행하고 있고 에너지사용자들도 인식이 바뀌고 있어 사업전망이 매우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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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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