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이 LG카드에 사활거는 이유

산업은행이 LG카드 매각을 점차 구체화하면서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인수 후보로 지목되는 금융그룹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인수후보군들은 외부에는 '가격대가 맞아야 살 수 있다'는 원칙론을 천명하고 있지만 각자 처한 사정상 끝까지 각축전을 벌일만큼 필연적인 사유를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은행권이 LG카드를 탐내는 이유 14일 현재 LG카드는 실질회원 950만명에 10조8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선두권카드사다. 국민 5명당 1명은 LG카드를 갖고 있을 만큼 고객 기반이 넓다. 은행권이 LG카드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우선 LG카드의 넓은 고객 베이스에 있다. 일례로 한 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LG카드를 쓰는 950만의 고객에게 접근권을 갖게 된다. 다달이 결제가 발생하는 카드거래 결제계좌의 특성상 주거래은행이 될 수 있는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는 고객 데이터베이스 확보와도 관련된다. 고객의 카드 사용 행태, 월별 결제금액 및 연체 정도는 해당 고객의 신용정보를판가름하는 데 가장 좋은 데이터 중 하나다. 이를 통해 현금 흐름이 좋은 고객에게 신용대출을 해주고 연체가 잦은 고객은불량고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은행들이 최근 이자마진보다 비이자마진 위주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LG카드와 맥이 닿는다. 은행 외의 자회사를 키워야 금융지주회사로서의 위용이 갖춰진다는 점도 LG카드를 원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신한, 인수성공 시 국민 넘봐 은행권이 카드사를 노리는 일반적인 이유외에 각사의 사정도 LG카드 인수전에적극적으로 나서게 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병을 마치면 총자산 163조원에 930개의 점포를 갖춘대형은행이 탄생한다. 180조원의 자산에 1천100개의 점포를 거느린 국민은행과 비슷한 위용을 자랑하게 되는 셈이다. 합병은행이 국민은행에 비해 가장 뒤지는 부분은 카드 사업부다 국민은행이 신용카드 시장에서 20%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는 반면 신한과 조흥의 합병은행 점유율은 6~8% 수준이다. 시장점유율이 15% 수준인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합병은행은 단일사로선 최대 점유율을 갖게 된다. 자산규모 차이도 국민은행과 10조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우리, 인수실패 시 리딩뱅크 경쟁 탈락 우리은행 역시 리딩뱅크 경쟁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LG카드가 필요하다.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병, 국민은행과의 거리를 좁히게되면 2위인 우리은행은 자연스럽게 추월을 당한다. 이 상황에서 가만히 있다간 리딩뱅크 경쟁 대열에서 아예 밀려버릴 수 있다는위기감이 생긴다.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으로선 LG카드를 인수해야 금융지주사로서 매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식적으로는 한번도 인수의지를 밝힌 적이 없지만 하나은행도 꾸준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최근엔 하나은행이 LG카드보다 외환은행 쪽에 마음이 있지 않느냐는 설이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씨티, HSBC 등도 언제든지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내년 3월을 1차 매각 마감 목표로 잡고 지분의 50%만 일괄매각하고나머지는 주주은행들 각자의 의사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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