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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사태' 이후 최대주주가 대만의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로 바뀌면서 지난달 1일 사명을 바꾼 유안타증권(003470)이 후강퉁 시행을 계기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조만간 중국의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 유안타증권은 아시아 전역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중화권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이 주식 거래 부문에서 국내 증권사들과 차별화된 분야는 바로 리서치 인프라다. 유안타증권은 대만을 비롯해 홍콩, 상해 등에 이미 모회사의 리서치센터가 가동되고 있다.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물론, 현지에서 발 빠르게 중국 투자 정보를 국내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또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공지능 종목추천 서비스인 '마이티레이더(MY tRadar)'를 후강퉁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도입해 국내 투자자는 물론 중화권 현지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에게 중화권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중국 채권시장에도 발 빠르게 뛰어 들었다. 이미 지난 8월초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한도를 갖고 있는 홍콩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상품화한 '중국본토채권형 사모펀드'를 설정해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앞으로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운용하는 다양한 중국 관련 펀드를 발굴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의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대만, 홍콩 등 현지 영업망을 통해 교차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한 관계자는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후 개인고객과 기업고객들로부터 점차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며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고 나면 새로운 수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전 직원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동양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2,0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동양사태 피해자 보상금으로 934억원의 충담금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분쟁조정한 결과 유안타증권이 배상해야 할 금액은 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안타증권은 피해자들의 90% 가량과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 보상금에 들어가는 비용은 지난해 쌓아놓은 충당금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유안타증권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은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로 인수되면서 기존 'BBB-'에서 'A-'로 3단계 상향됐다.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투자은행(IB)업무도 재개돼 점차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판매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그 동안 유안타증권의 발목을 잡아왔던 '평판 리스크'를 점차 지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유안타증권은 지난 9월 2,500억원 규모의 연합자산관리 무보증사채와 2,000억원 규모의 두산건설 전환사채(CB) 발행 공동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두산건설 CB의 경우 300억원의 물량을 받아 인수증권사 중 유일하게 모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나항공 무보증사채(1,000억원)와 이랜드리테일 담보부사채(200억원) 단독 주관사로 선정됐고, 이랜드월드 무보증사채(200억원)·한진 무보증사채(900억원)의 발행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과거 채권시장(DCM) 강자로서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유안타스팩1호' 상장을 추진하는 등 IB 관련 업무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IB사업 무대를 중국으로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있는 중국 자본과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중화권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M&A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에 관심 있는 중화권 기업에게 한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