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주거래대기업 잘못 만나면 수십년 공든탑 ‘와르르’

◎「51대」이내 한일은 13 서울 10사와 거래/‘거액여신’… 하나만 무너져도 치명타/대출 담당자 하루하루 살얼음판「주거래기업을 잘못 만나면 은행이 죽는다.」 은행들은 그동안 대기업을 주거래로 잡고 있으면 있을 수록 수익을 많이 올린다는 고정관념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대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거래기업이 많을 수록 오히려 은행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은행권 여신규모를 기준으로 한 51대 계열기업군의 주거래은행을 보면 한일은행 13개, 서울은행 10개, 제일은행 9개, 상업은행 8개, 조흥은행 6개, 산업은행 3개, 외환은행 2개 등이다. 이들 계열기업군 중 최근 자금시장에서 부도설에 휘말려있는 업체는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 5대 시중은행들이 강도차이는 있지만 부도설에 연루된 기업들을 3, 4개씩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금융비용부담률이 10%를 넘어서는 기업들은 두산, 삼미, 한일, 진로, 신호, 동국무역, 통일, 대농, 우방, 갑을 등 10개에 달한다. 이미 부도처리된 삼미(상업)와 부도방지협약의 적용을 받는 진로(상업), 대농(서울)을 제외하면 제일은행이 3개, 상업 2개, 서울과 한일이 각각 1개씩 주거래를 맡고 있다. 또 자기자본비율이 10% 이하인 기업들에 대한 주거래은행을 보면 서울은행과 상업은행이 각각 3개, 제일은행이 2개, 외환은행이 1개 등이다. 이들중 건영과 삼미는 이미 부도처리됐고 진로와 대농은 부도방지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이들 기업에 대규모 여신을 지원해왔기 때문에 하나만 부도나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된다. 업계 수위를 달리던 제일은행이 꼴찌은행으로 곤두박질친 것도 유원, 우성, 한보 등 주거래기업을 잘못 만났기 때문. 은행들은 최근 주거래기업에 대한 자금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주거래기업이 증권가나 자금시장에서 부도징후기업으로 소문이 나면 주무부서에서는 살얼름판을 걷는 기분이다.<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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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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