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경이 만나 사람] 이몽룡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사장

"HD방송=스카이라이프 인식 심을것"<br>연내 풀HD채널 15개이상 확충·지상파HD 전국 확대<br>위성방송 광역성 이점살려 3년내 가입자 600萬가구 자신<br>IPTV 진출하면 VOD서비스·MVNO 등도 추가 계획



“다채널 HD방송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 소비자 마음 속에 ‘HD는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의 브랜드명)’라는 등식을 심겠습니다.” 이몽룡(59ㆍ사진)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사장은 “HD 콘텐츠가 가입자 확보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올해 안에 HD 채널을 15개 이상으로 늘리고 지상파 HD방송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24시간 풀HD 채널인 스카이HD에다 지상파 HD프로그램과 OCNㆍ캐치온 등 영화채널을 묶은 다채널 HD상품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HD방송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이 사장은 이어 “600만대의 HDTV 수상기가 보급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HD콘텐츠가 부족할 실정을 고려하면 국내 유일의 24시간 풀HD채널을 갖춘 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 확보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28일 신임 사장으로 스카이라이프를 지휘하게 된 이 사장을 서울 공평동 SC제일은행 건물에 자리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취임하신 지 두달이 넘었는데 뒤늦게나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감사합니다. 짧은 기간이나마 최고경영자(CEO)로서 유료방송시장을 직접 겪어보니 스카이라이프가 처한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네요. 누적적자(약 5,000억원)로 마케팅 여력이 없다 보니 위성방송만의 장점이 아직도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료방송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인데다 올 하반기에는 인터넷TV(IPTV)까지 등장하게 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습니다. 방송ㆍ통신 융합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전환(2013년)을 앞둔 향후 1~2년이 위성방송에는 중차대한 전기가 될 것입니다. 새롭게 도약하지 않으면 살아남기조차 어려울 수 있으므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방송시장 환경이 급변하더라도 위성방송의 장점을 살린다면 경쟁에서 우위를 잡을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스카이라이프는 아직까지 디지털방송으로서는 가장 앞선 매체라는 점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HD방송에서는 스카이라이프가 승기를 잡았습니다. 앞으로 위성방송만이 지닌 광역성, 전국을 대상으로 한 균일한 서비스 등 강점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500만 가입자 달성이라는 목표를 밝히셨는데 현재 유료방송 시장상황을 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가까운 시기에 3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는 승산이 있습니다. 가입자(현재 224만가구)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2012년 아날로그방송 종료시점까지 1,000만가구가 HD방송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스카이라이프가 HD방송의 장점을 최대한 알리고 활용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계획입니다. 스카이라이프의 다채널 HD상품이 기존 고객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면 제 임기(3년) 안에 가입자 600만가구 달성도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스카이라이프가 다채널 풀HD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고 지상파방송에 CF도 내보내더군요. ▦다채널 HD방송에 대한 가장 큰 수요는 현재 600만가구로 추산되고 있는 HDTV 보유가구와 신규 HDTV 구입가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 두 집단을 중심으로 스카이라이프 HD방송의 장점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스카이라이프가 국내 유일의 24시간 풀HD채널을 갖춘 방송이라는 것을 아는 시청자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죠. 때문에 위성방송은 다채널 HD방송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HD는 스카이라이프’라는 인식을 심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연내에 풀HD채널을 15개 이상 확충하고 지상파 HD방송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융합시대에 발맞춰 VOD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HD방송 확대에 앞장서면서 스카이라이프의 강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군요 ▦맞습니다. 스카이라이프 224만 가입자는 위성을 통해 디지털방송을 처음으로 접한 1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기존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신규고객 확보의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또 600만대에 이르는 HDTV 수상기가 보급됐음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HD콘텐츠가 부족할 실정을 고려하면 국내 유일의 24시간 풀HD채널을 구비한 스카이라이프 HD상품은 진정한 HD채널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HD콘텐츠가 가입자 확보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을 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해지방어와 가입자당평균이용요금(ARPU)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콘텐츠 확충에 앞서 마케팅 활동도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현재 체험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설치기사가 신규 고객을 방문할 때 셋톱박스를 SD와 HD 2개 모두 가져갑니다. 눈으로 보지 않으면 차이를 실감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당초 SD를 신청한 가구도 2개의 화면을 보여주면 HD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D는 35만화소에 불과하지만 HD는 200만화소에 이르니 배우들의 땀구멍까지 보일 정도이며 사극에 등장하는 의상도 환상적이다 보니 시청자의 눈높이가 올라가는 거죠. 8월 베이징올림픽 기간을 스카이라이프 HD방송의 매력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전국 가전매장과 공동 마케팅을 전개해 올림픽 HDTV특수를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케이블TV 업계의 견제와 공정 경쟁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 ▦5월 말 방송통신위원회의 tvN 채널의 송출 재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tvN 측의 전향적 자세도 큰 몫을 했지만 방통위의 중재노력이 원만한 분쟁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tvN건은 채널거래 문제해결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국의 프로그램 접근규칙(PAR)이나 IPTV법안에 도입된 콘텐츠 동등접근과 같은 공정거래 원칙의 제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널 공정거래를 위한 제도적 장치 없이는 향후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다채널 플랫폼에 대한 거래거절 등 불공정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때마다 규제기관이 개입해 해결하기보다는 방송법이나 융합서비스법 등 관련 법규에 채널 관련 공정거래 원칙을 명문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봅니다. -IPTV 서비스의 대응전략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내놓겠다고도 말씀하셨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아직 IPTV법 시행령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통신사업자와의 제휴는 언제든 가능합니다. IPTV 서비스를 위해서는 대주주인 KT는 물론 어떠한 사업자와 적극 협력한다는 게 스카이라이프의 기본 입장입니다. 통신사업자와 위성방송 각각이 지닌 서비스의 장점을 결합시킨다면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지요. 또 스카이라이프의 224만 가입자는 통신사업자에게도 매력적 제휴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위성방송은 제휴를 통한 IPTV 서비스를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실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VOD서비스는 자체 콘텐츠를 당장 100% 확보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므로 제휴를 통해 통신사업자의 콘텐츠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IPTV 서비스에 진출하면 위성방송의 서비스 상품도 다양해지겠군요. ▦위성방송이 IP망을 확보하면 기존의 위성방송에 인터넷을 부가해 VOD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겠지요. 여기에다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등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럴 경우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는 물론 쿼드러플 플레이서비스(QPS)도 가능합니다. 미국에서도 디렉티브이(DirecTV)나 에코스타(Echostar)가 AT&T와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죠. 덧붙이자면 방통 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위성이다, 통신사업자라는 식으로 울타리 속에서 구역을 나눌 게 아니라 최대한 융합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 상품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제조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군요. ▦앞으로는 위성방송 시청자에게도 VODㆍ양방향서비스 등 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ㆍ정책적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위성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사업자도 통신설비에 접근이 가능해야 융합서비스 시장에서 사업자간 경쟁이 활성화되고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으로 시청자의 편익이 극대화될 것입니다. 덧붙이자면 위성방송처럼 난시청 해소, 남북 교류(개성공단 진출, 금강산 관광특구 등) 등 공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매체에는 그 위상에 걸맞은 제도적 지원(방송발전기금을 이용한 STB 무상 보급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위성방송은 개성이나 금강산에서도 시청할 수 있게 됐는데 확대 계획은 어떠신지요. ▦스카이라이프는 개성공단은 물론 금강산 호텔의 객실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앞으로는 백두산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북한에 진출해 있는 우리 사업체들과 제휴해 백두산에서도 스카이라이프를 시청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위성방송의 영역이 한반도로 정해져 있는데다 남북통일의 상징적인 의미도 있는 만큼 백두산 진출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남북관계가 잘 풀린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셋톱박스와 안테나를 제공, 방송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스카이라이프의 경영방침으로 고객만족을 강조하셨다던데. ▦고객만족을 최우선의 기업가치로 두는 것만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도 이제는 고객서비스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소비자 시대인데다 유료방송의 경우 고객서비스가 더욱 중요합니다. HD콘텐츠나 IP기반의 융합서비스에서도 항상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만족을 실현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객감동 경영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고객만족실을 사장실 직속으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 약력 ▦1949년 서울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학사, 가천의과학대 영상정보대학원 석사 ▦1975년 한국방송공사(KBS) 입사 ▦KBS 경제부 차장, 편집부장, 사회부장, 국제부장, 뉴욕지국장, 취재2주간, 취재1주간 ▦2003년 KBS 보도국장 ▦2004년 KBS 부산방송총국 총국장, 방송협회 이사 ▦2006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진행 ▦2008년 3월 한국디지털위성방송 대표이사 사장

■ "콘텐츠 동등접근 모델인 PAR 오해 말아야"
美케이블법 PAR는 계약자유 침해가 아닌
채널 공급거절·차별거래등 불공정행위 규제위한것
최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관련법 시행령에 대한 논의에서 논란의 핵심이었던 개념이 '콘텐츠 동등접근'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5월23일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토론자 전원이 동등접근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만큼 초미의 관심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몽룡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사장은 이러한 논란의 주요 요인으로 콘텐츠 동등접근의 배경인 미국의 프로그램 접근규칙(PARㆍProgram Access Rule)을 둘러싼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 또 'PAR가 채널제공을 강제함으로써 계약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을 대표적인 오해 사례로 꼽았다. "PAR는 채널제공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채널 공급거절, 차별적 거래와 같은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미국의 케이블법 PAR 관련 조항은 '채널을 공급하는 사업자는 영상프로그램 판매에 있어 가격ㆍ기간ㆍ조건 등에 차별을 두어 유통의 경쟁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조항이 어떻게 계약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해석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PAR가 도입되면 모든 플랫폼의 콘텐츠가 동일해지고 가격덤핑을 초래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자료를 인용해 반박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 위성방송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PP는 1994년 107개에서 2006년에는 531개로 늘었으며 이중 PAR 대상 채널(케이블TV사업자와 5% 이상의 지분관계를 갖고 있는 PP)도 1992년 56개에서 2006년 116개로 증가했다. "PAR 도입 이후 PP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은 PAR가 채널의 다양성 증진을 이끄는 것은 물론 유료방송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특히 채널거래 관련 공정거래 원칙이 없기 때문에 방송시장에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채널을 한 곳에 공급하는 것보다 복수의 플랫폼에 제공하는 게 PP에게도 득이 된다"면서 "부가수익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채널공급을 거부하는 것은 담합 등 불공정 행위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채널거래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PAR 도입을 오래 전부터 요구해왔다. 지난달 방통위에 제출한 건의서에서도 IPTV법에 콘텐츠 동등접근 개념이 도입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방송법에도 PAR와 같은 공정거래 원칙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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