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300만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경기와 원화 값이 오르는 환율 때문에 활기를 잃고 있는 중소기업계는 이번 국세청의 과감한 조치가 중소기업인들에게 가뭄 속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발표한 ‘2007년 경제전망’을 보면 경제성장률을 4.5% 내외로 예상하면서 올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 경제연구소와 국제통화기금 등에서는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어려운데 '가뭄에 단비'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등 불리한 대외경제 여건이 지속되면서 수출경기까지 나쁜 영향을 미쳐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둔화 추세를 보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일부 비관적인 경제전문가들은 대선정국에 따른 노사관계의 악화, 가계부채 및 북핵 문제 등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이 내재하고 있어 자칫하면 4%대의 성장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대내외 경제전망과 경영여건을 볼 때 내수비중이 높고 대외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2007년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기는 80% 이상이 지난해 수준이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자연히 올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면서 설비투자 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61.8%나 돼 중소기업 설비투자 부진도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을 고려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유예 조치는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가 세정을 펴는 데 있어 고소득자의 세원 파악에는 소극적이고, 소득원이 명백히 드러나는 근로소득자와 중산층의 세금징수에는 엄격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 중소기업에 올해부터 1~2년간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대폭적인 세정지원 정책은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올리고 우리나라 중산층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 세법 내용이 매우 어렵고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 그 내용을 자세히 잘알지 못하고 세무 관련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중앙회가 실시한 ‘중소기업 세제ㆍ세정 이용 및 애로실태분석’을 보면 중소기업이 세금납부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으로 ‘세무지식 미숙으로 인한 신고누락 가산세 부과’를 가장 많이 들고 있다. 이는 납세자의 세무지식이 부족해 벌금을 무는 사례로 납세자의 책임이 크나 한편으로는 정부가 납세자에게 정확한 세무정보를 제공하고 복잡한 조세법을 이해하기 쉽게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통합 세무정보서비스, 서류간소화, 원클릭 서비스 등의 간편전자 세정’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 세정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홈택스 서비스’ 등을 통해 제도개선을 하고는 있으나 중소기업인들이 많은 제출서류와 복잡한 신고절차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서류 간소화 및 신고절차 간편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세정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세청의 조치는 우리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출 중소기업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소 서비스업 및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과 한명이라도 고용을 하는 중소기업에 세무조사를 유예한다는 내용으로, 79만명에 달하는 실업문제 완화와 세무조사에 따른 인력ㆍ시간 등의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인력·비용 줄이는데 큰 도움
국세청의 이번 조치와 같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우리 사회가 경제 부문간 동반성장을 위한 희망 만들기와 자신감 회복에 너나 할 것 없이 마음을 모아 나간다면 올 한해 충분히 높은 경제성장도 달성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중소기업이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중기 관련 부처가 범정부적으로 중소기업에 좀더 관심을 갖고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면 침체된 중소기업인들의 기업할 의욕을 되살리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