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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을 고용하지만 전 오히려 그들에게서 배우고 채워지는 부문이 많습니다."
병원소모품 전문생산 기업인 (주)건강누리의 김호용(사진) 대표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갑작스런 부도를 맞고 어려움을 겪으면서 남의 아픔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며 "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다짐 끝에 재기에 성공한 7년전부터 장애인을 고용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건강누리는 신경·정형외과 목 보호대 등 의료용품과 수술용 특수의료기기, 병원소모품 등 300여 종류의 의료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건강누리가 자체 개발해 특허받은 정형외과 깁스용 신발의 경우 출시 3년만에 시장점유율 65%를 점유하고 있다. 뇌손상 마비환자의 굽은 손을 펴주는 재활운동치료기는 차세대 선도산업기술연구로 선정됐다.
다품종 소량생산과 품질 기술력이 특징인 이 회사는 3명의 중증장애인과 1명의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 저가 중국산 제품과 경쟁한다. 이번 달에만 7가지 종류의 신제품이 장애인들의 손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이런 상품은 삼성의료원, 현대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의료기관과 의료소모품 유통업체에 전량 납품된다.
이 회사는 40여명의 직원 가운데 26명이 몸이 불편한 3등급 이상 장애인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중증장애인 고용률을 자랑한다. 공장건물에는 휠체어를 탄 직원의 손쉬운 작업을 위한 밀착생산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내년에는 기존 공장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제2공장과 기숙사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건강누리는 이같은 사회기여를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은 고용장애인 근로자가 10명 이상이고 전체 상시근로자의 30% 이상인 업체로, 정부가 4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50%를 감면하고 우선 구매 등 판로를 지원해 준다.
김 대표는 "소외된 장애인들과 성과를 향유해 자사 장애인 직원이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사업 여건까지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 보호대 등 생활불편을 해소하는 장기요양 의료소모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