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침체와 벤처경기 부진에도 불구, 올 상반기 벤처캐피털의 조합결성 금액이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 기간중 벤처투자 집행규모는 3,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감소해 창투사들이 조합을 결성하면서도 신규투자는 극히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조합결성 규모는 4,100억원(지난해 4,300억원)으로 투자규모를 줄인 벤처캐피털을 대신해 중기청과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펀드결성에 나섰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53개 창투사 조합이 결성되었지만 올해는 조합수가 9개에 불과했다. 대신 중기청과 대기업이 정보통신과 해외수출기업, 세컨더리 펀드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형 투자조합을 결성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와 대기업 주도로 조합결성 활성화=중기청은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전문투자펀드인 SMBA 글로벌스타펀드 1억달러를 결성키로 하고 일신창업투자, 미국의 WI하퍼사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억달러중 중기청이 2,000만달러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일신창투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펀드를 조성한다. 또 중기청은 2차 세컨더리(Secondary)펀드 2개를 만들기로 했으며 조합당 300억원씩 모두 600억원을 조성해 창투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 주식을 사들이게 된다.
KT, SK텔레콤 등 정보통신 대기업도 3년동안 3,000억원의 정보통신 펀드를 결성키로 했으며 이중 올 상반기 1,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중국 광동성과 공동으로 100억원을 출자, 중소기업협력펀드를 만들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벤처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중기청, 대기업, 지자체가 활발히 펀드결성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올 상반기 전문 창투사들은 9개 조합, 1,070억원을 결성하는데 그쳤다.
◇집행금액은 바닥 수준=벤처투자 집행규모는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투자심리가 아직 냉각 상태에 있다. 올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3,500억원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떨어졌다. 기업공개시장이 꽁꽁 얼어붙은데다 자금회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 신규등록 기업 수는 112개였지만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신규등록 기업수는 36개에 불과했다. 이중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기업의 신규등록 수는 작년 상반기가 47개 였던 것에 비해 올해에는 16개로 뚝 떨어졌다. 상반기 코스닥등록 승인률도 지난해의 48.1%보다 떨어진 41.1%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기업구조조정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