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중소기업 런투게더] 옥석가려 지원한다.

"'될 기업'은 현장만 가봐도 압니다" 은행장 "제대로 알고 지원하자" 방문 잇따라<br>성장성 평가위한 전문가 육성·자문기구 운영…국민銀 영업능력등만 보고 무담보 대출

[은행-중소기업 런투게더] 옥석가려 지원한다. "'될 기업'은 현장만 가봐도 압니다" 은행장 "제대로 알고 지원하자" 방문 잇따라성장성 평가위한 전문가 육성·자문기구 운영…국민銀 영업능력등만 보고 무담보 대출 • [은행-중소기업 런투게더] 은행 하반기 여신 전망 • [은행-중소기업 런투게더] "옥션 납품 中企에 최고1억 신용대출" “될 기업과 안 될 기업은 현장만 가 보면 압니다. 성공을 예감할 수 있는 기업주들은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기술개발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지난달 14일 일산지역 중소기업 사장들과 저녁자리에서 밝힌 ‘중소기업 현장경험론’이다. 최근 은행장들의 중소기업 현장 방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물론 정부가 중소기업 대책을 강조하면서 나타난 ‘쇼맨십’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은행의 주요 파트너인 중소기업을 제대로 알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은행마다 중소기업 지원확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로몬의 지혜’를 찾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올라가고 부실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무작정 지원책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중기 대출을 늘리면 당장 영업이익이야 늘어나겠지만 1년 뒤에는 부실자산이 늘어나 결국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지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재현될 것”이라고 중소기업 지원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결과로 도출해낸 대책은 철저한 ‘옥석’ 구분. 황 행장은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춘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지만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이라면 퇴출시키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은행장, 중소기업 현장에서 배운다=강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전국 43개 중소기업을 방문, 98명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하루에 기업 5~6개를 돌아보는 강행군이었지만 중기 현장의 소리를 여과 없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강 행장은 “한 중소기업 사장은 IMF 때 통폐합된 거래 은행의 냉대로 가슴앓이를 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당시 기업은행의 전폭적인 지원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누누이 강조했다”며 “비가 올 때 우산을 걷어가는 은행이 되진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장의 중소기업 현장 경영은 ‘현재 진행형’다. 강권석 기업은행장과 황영기 우리은행장 외에 최동수 조흥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 등 은행장들마다 최근 중소기업 현장 방문일정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은행, 중소기업 전문가 육성한다=지난달 8일 처음으로 중소기업 방문길에 올랐던 황 행장은 두 가지 결론을 내렸다. 성장동력산업에 대해서 담보가 없더라도 기술력만 보고 가치평가를 내려 자금지원을 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이를 평가하는 은행 직원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도 인정했다. 황 행장이 방문했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한림포스텍의 정춘길 회장은 “성장성 있는 기업은 담보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은행의 담당직원도 믿을 만 하면 바뀌어 현장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황 행장은 이후 ‘중소기업 기술력 평가 외부자문단’이라는 기구를 만들었다. 이 자문단은 총 50여명으로 제조, 전자부품, 부동산임대 등 16개 업종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분야별로 2~3명의 전문가가 포진돼 있다. 외부자문단이 전문분야의 중소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술 평가하면 담보가 없어도 적극적으로 대출해준다는 계획도 세웠다. 우리은행은 단기적으로 외부자문단을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직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기술력 있으면 담보 없이 대출한다=지난 6일 국민은행은 기업여신 심사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담보 항목을 제외하고 영업력, 현금흐름 등 상환능력을 따져 기업대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미국 등 선진국 은행은 이미 이런 심사기준을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신용도와 담보력을 보고 대출 여부를 결정해왔다. 하지만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기업대출 관행을 바꾸기로 한 만큼 다른 은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심사제도가 상환능력 중심으로 바뀌면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담보를 제공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주는 것도 가능해진다. 반면 담보가 많더라도 신용상태가 불량하거나 영업부진 등으로 현금흐름이 신통치 않은 기업은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렵게 ?것으로 전망된다. 이증락 국민은행 기업금융그룹 담당 부행장은 “유망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늘리고 현금흐름이 좋지 않거나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업종전환 노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대출을 받기 어렵게 해 옥석을 가려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7-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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