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업체 선파워 코퍼레이션(SunPower Corp)이 최근 웅진에너지의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보유 지분을 완전히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일 선파워는 웅진에너지의 지분 4.26%(264만4,840주)를 장내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로써 2011년 8월 31.29%에 달했던 선파워의 웅진에너지 보유지분은 5.23%까지 줄어들었다. 선파워는 2011년 9월 보유지분 2.81%(171만1,430주)를 처분한 것을 시작으로 매월 100만주 안팎을 내다 팔며 지분율을 축소해왔다.
전문가들은 선파워가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웅진에너지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파워는 2011년 2ㆍ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하면서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또 최근 프랑스 설치시스템 회사를 인수하면서 자금 확보가 더욱 시급해져 웅진에너지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파워가 웅진에너지의 지분을 완전히 정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선파워가 업무적 졔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5%의 상징적인 지분은 보유하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선파워의 대외적 입장은 ‘영업과 재무는 별개’라는 것이어서 전량 매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2011년 미국의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퍼스트솔라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워런 버핏이 보유한 회사 미드아메리칸에 매각했다”며 “태양광 업계의 불황으로 인해 대다수 회사들이 현금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선파워의 웅진에너지 지분 전량 매각 가능성은 현실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선파워가 웅진에너지의 지분을 모두 정리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웅진에너지는 잉곳과 웨이퍼를 전문 제조하는 업체로 2016년까지 선파워와 잉곳 장기공급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박기용 연구원은 “새해 웅진에너지와 선파워의 공급계약은 2011년보다 오히려 10% 증가했다”며 “지분 관계가 정리되더라도 영업 관계가 훼손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양광 업황의 부진으로 올해 웅진에너지의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30일 신성홀딩스와 체결했던 실리콘웨이퍼 공급 계약 금액이 당초 1,271억원에서 726억원으로 545억원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2011년 3월 79달러 수준에서 12월 28달러로 크게 떨어지는 등 태양광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며 “새해도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 우려감은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전세계 태양광 부품의 60%를 공급하는 중국의 내수시장이 살아나야 웅진에너지의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특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웅진에너지는 2011년 수준의 실적도 거두기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