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회부 결정에 불복하고 1일 오전 1시 파업에 돌입, 전국 열차운행과 서울지하철 1호선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열차운행 횟수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대폭 줄었고 배차간격도 길어지면서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승강장에서 떨었고 일부 매표소 등으로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공사측은 일반사무와 관제 업무 담당 직원까지 동원해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으며 각 지하철역에는 역장과 부역장이 매표업무를 맡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 KTX 열차는 10대가 운행되고 있어 23대가 운행되던 평소의 4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도 평소 111대 운행하다가 현재 31대(28%) 수준에 머물러 장거리 여객운송이 심한 차질을 빚고 있다.
공사측은 본사와 지역본부 일반사무직ㆍ관제 업무 인력 197명과 기관사 승무사무소 교육담당자 189명을 대체 투입했으며 외부에서도 365명의 인력을 충원해 250명을 철도에, 106명을 지하철에 배치했다.
공사측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퇴직 기관사 68명이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양 역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열차운행이 지연되고 매표업무가 차질을 빚자 승객들은 운행열차 시간 알림판 앞에 모여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불만을 토로했다.
임진강행 열차를 이용해 매일 출퇴근하는 정혜숙(64ㆍ여)씨는 "평소 한 시간에 한차례 운행하던 열차가 파업 때문에 하루 4차례로 줄었다고 들었다"며 "오늘은 쉬는 날이라 괜찮지만 내일부터는 앞이 캄캄하다"고 우려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도 직원들이 파업에 가세하면서 업무 차질과 승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각 역마다 전동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평소 3∼15분에서 최대 30분까지 늘어났으며 인력부족으로 간부까지 매표업무에 동원되고 있다.
각 역무실은 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해 복귀를 종용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복귀하는 직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역의 경우 직원 10명 중 6명이 파업에 참가해 4명이 표를 판매하고 역사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있다.
구로역 공양구(52) 역무팀장은 "파업이 길어져 지금과 같은 인력 부족현상이 계속되면 승객을 무료로 승차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열차 지연이 심화하면서 이날 아침 추운 날씨 때문에 승객들은 야외 승강장에 나가 미리 열차를 기다리지 않고 매표소에서 열차를 기다렸다가 열차가 도착하면 뛰어 내려가는 위험한 모습도 되풀이됐다.
용산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는 황정하(57)씨는 "날씨가 추운데 열차까지 오지 않으니 역사 안에서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매표소에서 표를 사기도 힘들고 열차를 25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출근하는 김순영(44)씨도 "파업하는 줄 모르고 나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니 지각할까봐 걱정"이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