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동앗줄에 묶이는 기분
제4보(32~49)
이 바둑을 끝내고 중국으로 돌아간 창하오는 애인 장쉔에게 말했다.
“이창호가 싸움에 다소 약하다는 것이 전에 느낀 감상이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굵은 동앗줄에 꽉꽉 묶이는 기분이었어요.”
백32는 살기 위한 수순. 달리 두자면 가에 건너붙여 싸우는 길뿐인데 그 코스로 두다가는 백대마의 목숨이 위험하다.
흑41은 검토실의 찬탄을 받은 멋진 행마. 평범하게 45의 자리에 두는 것은 백에게 42의 자리를 허용하여 흑의 불만이다. 백44로 하나 끊어놓은 것은 흑의 포위망에 흠집을 내고 보자는 의도지만 결과적으로 큰 악수가 되고 말았다. 백46으로 키운 것은 더욱 큰 악수. 백48의 보강은 게을리할 수 없는 수이고 흑에게 49를 당하고 나니 백의 손길에 힘을 쭉 빠져 버린다. 두 점을 움직이자니 고전이 뻔하고 손을 빼자니 너무 아깝고….
애초에 백44로는 참고도1의 백1로 싸워볼 자리였다는 것(15는 이음)이 임선근의 주장이었고 백46으로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5로 처리할 자리였다는 것이 유창혁의 주장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7/14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