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亞증시 블랙먼데이] 이달 금리 인상 물 건너간 듯

물가상승 우려 불구 대외 불안요인 더 커져<br>인상 점쳤던 전문가들도 속속 '동결'로 선회


[亞증시 블랙먼데이] 이달 금리 인상 물 건너간 듯 물가상승 우려 불구 대외 불안요인 더 커져인상 점쳤던 전문가들도 속속 '동결'로 선회 "전형적인 '매파'이자 '인플레이션 파이터'였던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008년 8월 기준금리를 올렸다가 두고두고 후회했습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김중수 현 총재의 선택이야 뻔하지 않겠습니까." 오는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 채권딜러의 전망이다. 8월 금리 인상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것이다. 이처럼 5일 글로벌 증시 폭락 이후 고개를 들기 시작한 8월 금리 동결 전망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7개월째 4%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7월 금리를 동결한 한은이 8월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시계 제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경기 둔화 우려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섬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총재는 7월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 확산을 꼽은 바 있다. 해외발 악재가 엄연한 상황에서 한은이 정부와 보조를 맞춰 물가잡기용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미국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어 이달 금통위의 금리 동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도 불과 일주일 새 속속 '동결'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8일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물가 우려가 높지만 대외 불안요인이 더 크다"며 8월 금리전망을 '동결'로 변경했다. 이미 시장은 8월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하며 3.60%를 기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채권금리 하락은 이달 금통위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8월이 아니라 9월 이후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9월에도 일단 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애널리스트는 "다음 인상 시기는 9월이나 10월이 될 것"이라며 "선진국 정책 실시 여부와 금융시장 안정 정도에 따라 다음 인상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발 악재가 증폭될 경우 올해 안으로 금리 인상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이날 "9월을 포함해 연내 인상 가능성도 줄고 있다"며 "만약 글로벌 경기침체가 아니라면 개선되는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4ㆍ4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경우 한은은 곧바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후반기 경제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내세우고 있는데다 한은 역시 기준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역시 금융시장의 향방과 경기회복 여부에 달렸다는 얘기다. 美 신용등급 추락 전세계 '쇼크'… 파장 어디까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