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아이칸-KT&G, 지분확보 경쟁 본격돌입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과 KT&G[033780]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지분 경쟁에 돌입했다. 아이칸측은 해외 펀드를 대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섰고, KT&G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아이칸의 협력자인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의 수장이 지난 7일 KT&G를 재방문해 더욱 강력한 요구사항을 제시함에 따라 주총 결과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위임장 확보전 돌입 = 아이칸은 10일 "주총에서 아이칸 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KT&G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펀드를 대상으로위임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칸은 주총 이전에 사외이사 선임을 KT&G 에 제안했지만 이를 KT&G가 거절하면서 표대결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본격적으로 위임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이칸의 대리인 이경훈 변호사는 "위임장 관련 자문을 전문으로하는 미국 로펌과의 업무협약 체결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이칸측의 위임장 확보 시도가 알려지자 그동안 우호지분 확대와 관련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KT&G도 본격적인 대응에 돌입했다. KT&G 관계자는 "아이칸 측이 위임장 확보에 나선만큼 우리도 다각적인 방안을통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이칸 측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 관계자는 "YTN과 영진약품 등 보유 상장주식 매각은 이들 회사 주식에 투자한 지 얼마안된 상황이라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며 "그동안 배당성향을 50%로 책정하는 등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온 만큼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G는 이날 골드만삭스와 경영권 방어 및 향후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재무자문계약을 체결했다. KT&G의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골드만삭스가 일부를 인수해백기사로 나설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서 KT&G는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가 표대결 승리를 위해 백기사 구성 등의 전방위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아이칸측이 보유하고 있는 KT&G 지분은 6.59%로 위임장을 통해 1% 정도의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프랭클린뮤추얼(7.15%)을 제치고 사실상 최대주주로 부상할수 있어 KT&G와 아이칸과의 대결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타 주요 주주들도 정중동 움직임= 경영권을 둘러싼 KT&G와 아이칸측의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KT&G의 주요 주주인 기업은행(지분율 5.9%)과 국민연금(3.1%)의 반응이 다소 대비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아이칸 측에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국민연금은 주총 의안이 결정되면 투자위원회 검토를 통해 의사를 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경준 기업은행 경영전략 본부 부행장은 "일종의 공기업인 KT&G의 경영권을 외국계 헤지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면서 KT&G의 손을 들어줄 것임을 밝혔다. 반면 주식보유 의결권을 담당하고 있는 한동주 국민연금 리서치 팀장은 "아직아무런 입장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주총 의안이 결정되면 의안에 대한 검토 뒤 투자위원회에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고 있는 플랭클린뮤추얼을 비롯한 해외 펀드들을 비롯한 여타 주요 주주들은 어느편에 설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한 가운데 여러경우의 수를 놓고 손익계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지만 같은해외펀드라도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리기 때문에 어느 한편으로 몰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아이칸 요구 강도 높여 = 주총 대결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이칸측의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아이칸의 협력자로 사모펀드 스틸파트너스의 수장인 리히텐슈타인은 지난 7일 KT&G를 방문해 인삼공사 기업공개(IPO)와 부동산 매각 외에 추가로 영진약품[003520],YTN[040300], 바이더웨이 지분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요구했다. 리히텐슈타인은 또 알트리아 그룹과 같은 세계적인 담배 회사와 동등한 수준의배당을 요구했고 소각 가능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라는 등의 총 6가지를 제안했다. 스틸파트너는 또 KT&G와의 주총을 앞두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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