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은 저축을 하기 위해 은행에 갑니다”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0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김재정(62)씨는 작은 한식당을 운영하면서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즉시 은행으로 달려간다.
김씨는 “개인통장은 20개, 가족 통장까지 합치면 모두 36개의 통장을 갖고 있다”며 “저축으로 두 딸 모두 대학교육까지 시키고 생활의 터전을 잡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저축광`이 된 것은 지난 89년 남편이 6년간 중풍으로 고생하다 사망했을 때부터.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가정 형편도 어려워졌다. 어떻게 든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서울로 올라와 파출부 등 온갖 험한 일을 가리지 않았다. 어렵게 돈을 번 탓에 최소한의 생활비만 빼고 무조건 저축하는 습관을 들였다.
김 씨는 자신도 아주 넉넉치는 않았지만 주변의 불우 노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돕는 등 이웃사랑에서도 모범을 보였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탤런트 박용식(57) 씨도 저축에 관한 한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올해로 36년째 탤런트 생활을 하고 있는 박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로 80년대에서 90년대 초까지 12년간 방송출연 길이 막혀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 박 씨는 “탤런트라는 직업은 고정수입이 없기 때문에 통장에 돈이 떨어지면 언제나 불안했다”며 “이 때문에 돈이 생기면 일단 쓸 곳을 미루고 자연스럽게 은행부터 찾아갔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탕주의가 만연한 요즘 세태에 나처럼 미련한 사람이나 저축을 하겠지만 욕심 없이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저축만이 믿을 만한 보루”라며 저축 예찬론을 펼쳤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KBS 아나운서인 김병찬(39) 씨가 검소한 생활과 저축생활화에 모범을 보여 국민훈장을 받았고, 재테크 전문가인 서춘수(39) 조흥은행 개인고객부 팀장은 청소년 금융교육에 기여해 산업포장을 받았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