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걱정스러운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차질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현대ㆍ기아차그룹의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오는 26일로 예정했던 조지아 공장의 착공식을 연기했다. 18일로 잡혀있던 현대차 중국 베이징 제2공장 기공식도 행사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다음달 17일 현대차 체코공장의 건설계약 체결식도 정상적으로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그룹 총수와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검찰수사선상에 오르면서 국내 사업도 집행이 늦춰져 국내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딜러(현지판매사업자)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딜러는 신인도 하락을 우려하는 공문을 현대차에 팩스로 보냈다. 그는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이 언론을 통해 미국에 알려지면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신인도 하락으로 인한 수출감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열흘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충격과 파장은 이렇게 커지고 있다. 검찰은 현대ㆍ기아차그룹이 국가경제와 대외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신중하고 초고속으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우려하고 있는 경영차질이 현실로 닥치고 있다. 수사기간과 대상기업을 최대한 단축하고 범위를 더 이상 확대해서는 안 된다. 자주 말을 바꿈으로써 의혹을 키우는 일도 조심해야 한다. 경영권승계문제는 건드리지 않겠다거나, 수사대상회사도 확대하지 않겠다고 했었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약속대로 속전속결로 마무리해 경제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현대ㆍ기아자동차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주주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의 오해를 풀고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사실을 보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이 엿보인다. 문어발식 기업확장과 순환출자, 오너가족에 대한 세습과 독단경영 등 개선돼야 할 관행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검찰 수사가 현대ㆍ기아차그룹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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