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ㆍ29대책에도 불구하고 경기권 일부 미분양단지들은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침체를 견디다 못해 분양을 홍보하기 위한 모델하우스의 문을 닫은 업체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원에서 분양 중이던 A아파트의 모델하우스는 지난 9월 초부터 한 달 넘도록 문을 닫고 있다. 4월부터 분양된 이 아파트는 아직까지 계약자들에게 1차 중도금 납부 통지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계약자들의 해지 요구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문도 닫고 미분양을 해소하려는 노력도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분양을 취소하고 사업을 원점으로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전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분양 이후 약 6개월간 분양 판촉활동을 계속해왔지만 갈수록 시장상황이 악화돼 적극적인 판촉활동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모델하우스 문을 열어둬도 관심 있는 계약자들이 오기보다는 오히려 민원인들이 들이닥치는 경우가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일단 분양시장이 회복되면 다시 문을 열 방침이지만 구체적 시기는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적체가 심한 고양 삼송지구 일대 아파트 모델하우스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 지역에서 분양 중인 B사의 한 관계자는 "8ㆍ29대책으로 시장이 좀 나아질까 생각했는데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대책 직후 반짝 문의전화가 늘기는 했지만 지금은 다시 수요자의 발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5만여가구가 대거 공급될 가을 분양시장 역시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해소되지 못하고 적체된 상황에서 5만여가구의 아파트가 대거 공급될 경우 시장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강남권 재건축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