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티파크’로 몰려든 부동자금 6조원

고작 760가구를 분양하는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의 청약이 시작된 23일 하루에 신청자 10만여명에 3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24일에는 더 많아 전체적으로 신청자 20만명선에 신청금액이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고 한다. 시티파크의 인기를 감안하더라도 부동산투기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데다 한차례 전매가 가능해 단기간에 전매차익을 챙길수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투기열풍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시중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분양가를 감안할 경우 9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을 사기 위해 대기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만기 6개월미만 수신이 380조원을 넘어 전체수신의 절반이상이 부동자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시티파크 분양열기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투기심리는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단기간에 전매차익이나 투기이익을 챙길수 있다면 언제라도 투기바람이 불게 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경제난 속에서도 시중에는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채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중 자금의 이 같은 부동화 현상은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주식과 채권을 비롯한 자본시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시말해 시중의 자금을 생산적인 부분으로 흐르게 하는 자본시장의 중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열기를 계기로 부동산투기대책에 허점이 없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1회 전매가 허용되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 투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으나 불법적인 전매가 횡행할 소지가 크므로 이에 대한 보다 철저한 단속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떴다방을 비롯한 투기세력에 대한 세무조사 등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감으로써 투기심리와 투기세력을 근절해 나가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과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회복 등을 통해 시중의 부동자금이 생산적인 부분으로 흐르도록 자본시장 육성대책도 적극 강구돼야 한다. 특히 시중자금의 부동화는 우리경제 사회전반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여 정책에 불신을 해소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김민형기자,이상훈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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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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