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6월4일] 태양광 발전


1980년 6월4일, 경기도 강화군 아차도. 발동기도 없이 전등이 켜졌다. 아차분교 옥상 위에 설치한 집광판이 모은 태양에너지 덕이다. 시설용량 4㎾. 주민 60여가구가 사용하기에도 부족했지만 국내 최초의 태양광 발전이었다. 태양광 발전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었던 아차도 프로젝트의 결과는 실패. 전기와 온수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던 정부의 생색과 달리 기껏 TV를 켜는 정도에 그쳤다. 실패는 처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3공이 세운 계획을 신군부가 축소해 소규모로 시작한데다 일조량도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결국 첫 태양광 발전은 우마차까지 동원하며 공사를 도운 주민들만 골탕을 먹인 채 1987년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학교 옥상에 흔적이 남았을 뿐 기억하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정부 기록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태양광에 다시금 관심을 기울인 것은 1988년.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을 만들면서부터다. 2004년부터는 태양광주택 10만채 보급도 시작했다. 덕분에 한국의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07년 말 80㎿로 늘어났다. 연간 신규 태양전지 생산도 20㎿대를 넘어섰다. 정권홍보용 일회성 반짝 이벤트로 전락했던 첫 태양광 사업을 딛고 꾸준히 투자한 결과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의 기술발전과 보급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독일은 일조량이 한국보다 적다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후발주자 중국도 민간 차원의 대규모 투자로 태양전지의 전통적 강자인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자원고갈 위기에 대응하면서 지구환경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후 해마다 33%씩 성장하는 미래의 황금거위, 세계 태양전지 시장을 잡기 위해서도 관심과 투자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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