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코리보, CD 대체 기준금리로 굳어진다

●연말 새 단기지표금리 발표<br>한·중 통화스와프 교환금리 채택… 은행 대출금리 활용등입지 커져<br>14개은행 기간별 평균치로 산출, 금리 왜곡 가능성 낮은 게 장점<br>단순호가로 유동성 확보 보강돼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금리는 연말께나 결정된다. 하지만 최근 흐름만을 놓고 보면 대체금리로 코리보(KORIBORㆍKorea Inter-Bank Offered Rate)가 점차 힘을 얻어가는 모습이다.

한중 통화스와프 거래 때 코리보를 원화의 교환금리로 하기로 확정한데다 일부 시중은행들도 점차 코리보의 사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융권도 코리보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유동성 측면만 보강되면 충분히 CD금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리보는 영국 런던은행 간 지표금리인 리보(LIBOR)를 본떠 지난 2004년에 도입한 것으로 국내 14개 은행이 제시하는 기간별 금리를 통합해 산출한다.

◇입지 강해지는 코리보=한국은행은 중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에서 원화 교환금리를 코리보로, 위안화 교환금리를 시보(Shibor)로 채택했다. 시보는 중국 상해금융시장의 대표 단기지표다. 양국 간 통화스와프 거래가 이뤄지면 계약조건에 따라 한은은 위안화를 차입하면서 시보를 지급하고 인민은행은 원화를 가져오는 대신 코리보를 제공하는 구조다.

코리보가 한중 통화스와프의 교환금리로 채택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코리보가 CD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금리로서 대표성을 인정받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코리보는 리보를 벤치마크 한 지표라는 점에서 국외에서도 이해도가 높아 대표지표로서 제시하기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변동금리형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단기지표금리로 CD금리 대신 코리보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제한적이지만 단기대출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기존의 코픽스(COFIX) 외에 코리보를 대출 기준금리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관련기사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코리보는 대출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06년 코리보를 대출 기준금리로 도입한 뒤 일반대출에 사용하고 있다. CD금리는 집단 대출 등에 제한적으로만 사용하는 실정이다. 외환은행 역시 코리보를 대출 기준금리의 하나로 도입하고 국고채수익률이나 코픽스 등과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코리보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다른 은행들도 코리보 대출 도입을 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CD금리와 비슷한 움직임, 금리 왜곡 가능성 낮아=코리보는 CD금리와 비슷하게 움직이면서도 금리 왜곡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도 평가 받고 있다.

매일 공표되는 코리보는 14개 은행이 제시한 금리 중 상ㆍ하 각각 3개씩을 제외한 나머지 8개의 평균치를 적용한다. CD금리와 달리 외국계은행 서울지점도 포함돼 객관성이 높다. 발행 규모가 작아 특정 은행이 CD 발행에 나서면 출렁이고는 하는 CD금리보다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하는 동시에 금리 왜곡현상이 적다. 물론 은행권 담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7개 은행 기준으로 산정되는 CD금리와 달리 코리보는 국내외 14개 은행이 참여해 대표성이 오히려 강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은행권은 다만 코리보가 실제 거래를 동반하지 않는 단순 호가라는 사실을 단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은행권대출 기준금리로 삼으려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이런 이유에서다. 때문에 코리보가 단기시장지표가 되기 위해서는 은행이 적용하는 대출 기준금리 이외에도 자금시장에서의 활용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스와프 거래를 할 때 코리보를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 "이런 흐름이 고착화되면 점차 국내 은행과 해외 은행 간 거래, 장기물 거래를 위한 기반도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