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버지의 약속' 지키려 고향에 거액 기부

정제명 교수, 전남 강진에 경로당 건립 지원

정제명(오른쪽 세번째) 교수가 지난 22일 전남 강진군 병영면 경로당 준공식에 참석, 어머니와 함께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50대의 한 대학교수가 거액을 고향에 기부하며 아버지가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켰다. 주인공은 정제명(50) 한양대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교수. 정 교수는 최근 아버지의 고향인 전남 강진군 병영면에 경로당 건립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고 준공식을 가졌다. 정 교수의 선친은 지난 2003년 5월 별세한 정영석(당시 83세)옹. 강진에서 초등학교만을 졸업한 뒤 고향을 떠나 기업가로 자수성가한 정씨는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고향사랑을 버릴 수가 없었다. 생전에 마을정자 건립, 마을기금 등 틈틈이 고향을 도와왔지만 늘 아쉽기만 했던 정씨는 2002년 말 3억5,000만원의 거금 지원을 약속했다. 마을 숙원 사업으로 경로당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바람을 들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 하지만 정씨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면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눈을 감게 됐다. 평소 아버지의 남모른 선행을 자세히 몰랐던 자녀들은 조문을 온 고향마을 주민과 공무원 입을 통해 ‘아버지의 약속’을 알게 됐다. 정 교수는 다른 형제들과 상의를 한 뒤 아버지의 약속을 꼭 지키기로 하고 2003년 말 부친이 약속한 거액을 경로당 추진위원회에 입금시켰다. 추진위에서는 이 돈으로 400여평의 부지를 사고 연건평 75평의 경로당을 건립, 최근 준공식을 가졌다. 정 교수는 지난해에는 선친의 유지에 따라 3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등 아버지의 고향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정 교수는 “자식들이 경로당 건립 약속도 모를 정도로 남모르게 선행을 해오셨던 아버지에 비하면 ‘아버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식의 도리”라며 “남한테 알려지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제명(오른쪽 세번째) 교수가 지난 22일 전남 강진군 병영면 경로당 준공식에 참석, 어머니와 함께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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