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2위의 경제대국인 아르헨티나가 또 다시 대규모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IMF로부터의 대출금에 대한 추가 디폴트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01년 12월 사상 최대 규모인 1,410억 달러의 디폴트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는 15일 미주개발은행(IADB) 차입금 6억 8,000만 달러에 대한 상환에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또 추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이번 주 중으로 IMF에 1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 같은 상환일정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로베르토 라바그나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현재 아르헨티나와 국제통화기금(IMF) 간에 진행 중인 부채 상환 협상이 매듭지어지기 전에는 국제기구 차입금에 대한 디폴트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바그나 장관은 특히 중앙은행 보유 외환을 이용해서라도 국제기구 차입금을 상환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일부 언론은 IMF로부터의 추가 자금 지원을 위해 아르헨티나가 105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금 중 일부를 사용해서라도 추가 디폴트를 피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의 연이은 디폴트 선언은 가뜩이나 안 좋은 남미 경제의 위기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좌파 경향의 대통령이 취임, 불확실성이 높아진 브라질과 대규모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베네수엘라로 타격을 입은 남미의 경제가 아르헨티나 디폴트로 더 휘청거릴 것이기 때문이다. 디폴트 결과 국제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기 시작하면, 파장은 이머징마켓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IMF는 지난 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부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협상단을 파견,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오는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가 요구하는 개혁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입장이어서, 합의 도달이 지연되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이번 디폴트는 IMF에 압력 수위를 높여 보다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풀이도 제기되고 있다. IADB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기술적 문제로 디폴트가 발생한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의 부채상환이 곧 재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