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곤충보고서 낸 중학생 환경지킴이

광주 남구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학교 뒷산에 사는 곤충들의 서식실태 등을 조사한 책을 펴냈다. 주인공은 주월중 3학년 형남혁(16)군 등 36명의 환경지킴이들. ‘제석산의 곤충’이라는 이름의 책에는 형군 등이 7개월간 학교 뒷산인 제석산을 20여 차례 오르내리며 채집하고 관찰한 것을 고스란히 기록됐다. 이를 통해 재석산에 호랑나비ㆍ제비나비 등 다양한 나비와 각종 나방ㆍ매미ㆍ잠자리ㆍ벌 등 9개목에 23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제석산이 60종을 웃도는 풀벌레와 곤충의 이동경로와 활동지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카메라로 곤충을 촬영하고 채집했으나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것이 태반이어서 도서관에 있는 곤충도감 등을 뒤져가며 비교하고 이름을 찾아 생태를 기록했다. 쉬는 토요일과 방학, 중간고사 등을 치르고 나서는 어김없이 카메라와 메모장을 들고 제석산을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훌훌 날아가 버리는 나비와 나방 등은 찍기도 쉽지 않아 자타가 공인하는 ‘곤충박사’ 김소직 전 교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이 학교 환경지킴이들이 환경체험 활동에 나서게 된 것도 지난해초까지 주월중에 근무했던 김 전 교감의 역할이 컸다. 그의 권유로 학교와 학생이 직접 환경체험 활동 계획을 세우고서 실천하는 환경부의 학교환경교육활동 프로그램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주월중은 지난해 이 프로그램 추진 학교로 선정돼 1개반에 2명씩 구성된 30여명의 환경지킴이가 먼저 ‘제석산의 야생화’ 실태를 조사했다. 이번에 펴낸 곤충 편은 지난해 나온 야생화 편에 이은 것으로 내년에는 조류와 수목을 살펴볼 계획이다. 형군은 26일 “도심 속 야산에 이렇게 많은 곤충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놀랐다”며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무등산의 줄기로 남구 주월, 봉선동 일대를 U자 모양으로 휘감은 제석산(205m)은 인접한 금당산(304m)과 옥녀봉(233m) 등과 함께 광주시민의 대표적 등산로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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