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 신탁영업 사실상 개점휴업

시장진출 2년불구 5개사 판매실적 3835억 그쳐

보험사가 신탁시장에 진출한 지 2년여가 넘었지만 여전히 '개점휴업'상태에 머물러 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탁상품의 금리가 낮아져 매력이 감소한데다 신탁영업에 많은 제약이 뒤따라 계약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대한·교보·미래에셋·흥국 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의 신탁상품 판매잔액은 지난 29일 현재 약 3,835억원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하반기부터 생보사들이 신탁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1,940억원으로 잔액이 가장 많다. 2008년 1월 시장에 진출한 뒤 한 달 평균 67억원의 계약을 유치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서울 본사와 강남 창구에 이어 부산ㆍ대구ㆍ대전ㆍ광주ㆍ수원ㆍ부평 등 전국 6개 도시의 고객 플라자에 신탁 창구를 추가로 개설하면서 그나마 가시적인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 밖에 대한생명은 약 191억원, 교보생명 168억원, 미래에셋생명 629억원, 흥국생명 90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신탁업에 진출한 것은 퇴직연금신탁 등 고객의 은퇴자금이나 만기 보험금 등을 위탁 받아 새 수익원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흥국생명을 끝으로 아직까지 신탁업 인가를 신규로 받은 보험사가 없고 신탁상품 판매 장벽이 너무 높아 시장 정착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 신탁업 인가 기준에 '신탁업무의 취급은 회사의 임·직원에 한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아 보험설계사를 통한 권유가 불가능한 것도 신탁상품 판매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금융프라자 등 창구를 방문해 신탁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드물어 높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은행의 금융투자상품은 자유롭게 신탁상품과 결합될 수 있지만 보험상품은 제한돼 있어 상품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어렵고 저금리 기조로 신탁금리가 3% 안팎으로 떨어져 금리매력도가 떨어진 점도 실적이 저조한 원인으로 꼽힌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신탁재산 종류나 수탁금전의 운용 대상에 보험상품도 포함되도록 보험업법에 보완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설계사들의 신탁상품 판매 권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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