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대통령 전용기 교체가 다시 추진된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잦아지면서 전용기를 사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데다 전용기 도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소모적기만 할 뿐이라는 일부 여론에 정부가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12일 청와대와 국방부ㆍ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2010년 예산 요구안을 재정부에 제출하면서 공군 예산 항목에 대통령 전용기 도입을 위한 사업 착수비 120억원을 신청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더 이상 전용기 도입을 미루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재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용기 도입 예산 요구가 들어왔다”며 “국회에 제출할 예산안에 포함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 대통령 전용기(사진)는 소형인데다 오래돼 대통령의 지방일정 또는 근거리 외국순방에 이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전용기 교체 예산 140억원을 올렸지만 민주당 등 야당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상황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도 같은 명목으로 300억원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아 좌초됐다. 국방부가 신청한 대로 전용기 교체 비용이 예산안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6월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바꿔야 하고 사는 게 더 싸다고 보는 것 같은데 여론을 의식해 사는 걸 미루는 것 같다. 경기침체 때문에 안 하기로 한 것 같다”며 “(내년) 예산에 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예산 요구 신청이 다시 들어온 이상 무턱대고 반대 입장만 고수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전용기 도입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고 외교적으로도 국가 위상 차원에서도 긍정적인데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을 이유로 언제까지 도입을 미뤄야 하느냐는 논란이 있다. 또 지금 전용기 도입에 착수해도 제작기간 등을 감안하면 2013년 이후에나 쓸 수 있는데 그때는 이명박 대통령 퇴임 이후이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도 다소 줄어들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는 한나라당이, 지난해에는 민주당이 정치적 명분을 들어 한번씩 반대한 이상 올해만큼은 정치권도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