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선 6기 기초단체장에 듣는다] <20>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제2 예술의전당 세워 문화중심지로"

문래동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

노숙인에 자활의지 불어넣을 것


여의도와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빼면 사실 영등포에는 놀 곳이나 관광객들이 찾아갈 곳이 별로 없다. 그만큼 문화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같은 강남권이면서도 강남3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문래창작촌 등과 같은 예술촌들이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눈길을 확 끌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조길형(57·사진) 영등포구청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각종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돼 온 영등포를 서남권의 문화중심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문래동에 있는 공공부지를 활용해 제2의 예술의 전당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래동 부지는 1만3,000㎡ 규모로 이곳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조 구청장은 "1,000억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끌어 들여 6,000석 규모의 대규모 공연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예술의 전당이 7,000여석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서 손꼽히는 대규모 공연장이 새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조 구청장은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면 영등포를 비롯해 양천과 구로·강서·금천구 등 서남권 일대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굳이 문화생활을 즐기러 서초구 예술의 전당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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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구청장은 또 반경 1㎞ 내에 있는 문래창작촌과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이어 관광객들이 두 곳을 쉽게 돌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함께 연결되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창작촌과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구청장은 준공업지역의 비율을 낮추고 상업지역의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준공업지역 때문에 각종 규제 등으로 지역발전의 발목이 잡혀왔는데, 단계적으로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 여의도와 비(非)여의도로 나뉘었던 영등포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먹거리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10대 시절 처음 영등포로 상경했다. 둘째가 태어날 무렵인 85년부터 지금까지 신길 5동의 한 집에서 쭉 살아올 정도로 영등포 토박이나 다름없다. 특히 그의 집은 문턱이 없다. 구의원 4선을 거치는 동안 주민들 누구나 언제든지 용무가 있으면 들를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올해 초 거리를 떠돌던 노숙인들에게 '자활인'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여 졌는데, 조 구청장의 아이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조 구청장이 노숙인이 새 희망으로 다시 우뚝 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구민으로부터 공모를 하고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정해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조 구청장은 노숙인 정책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실제 조 구청장을 손을 거쳐 자활 프로그램에 참가한 40명을 비롯한 노숙인 104명은 지난 3년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거나 구에서 수여하는 저축상을 타는 등 일상으로 복귀했다. 조 구청장은 "현장에서 어려운 분들을 만나면서 내 자식으로, 내 가족으로 대하면 복지 챙기기도 어렵지 않다"며 자신의 복지철학을 설명했다. 조 구청장의 복지에 관심을 보이자 영등포에서 복지업무는 승진코스로 여겨져 선호 부서로 대접받고 있다. 다른 구에서는 복지업무가 각종 민원들로 몸살을 앓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기피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인사로 보상을 받다 보니 담당 공무원들도 열의가 높아 각종 복지사업 아이디어들을 개발하고 현장에 접목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 예로 또래 노인이 독거노인의 돌보미가 되는 '함께살이' 프로그램은 영등포구가 국내서 가장 먼저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독거노인 대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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