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린벨트를 또…(사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정치적 선심보따리라도 되는가. 선거철만 되면 으레 그린벨트 완화를 선심용으로 풀어놓곤 했는데 대선을 앞두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당쪽에서 먼저 그린벨트를 대폭 풀겠다고 한다. 그린벨트 정책이 또 한번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신한국당과 정부가 맞장구를 쳐 마련한 그린벨트 완화의 주요내용은 체육 문화 유통 판매 금융 숙박 등 편의시설과 다세대주택같은 공동주택의 건설 허용, 주택의 증개축 규모의 상향조정 등이다. 이는 완화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그린벨트 해제와 맞먹는 훼손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주민 생활불편 해소라는 명분이야 그럴듯하다. 그동안 주민의 생활불편과 재산상의 손실이 적지않아 불만과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난 25년동안 유지되어 왔고 이제 세계가 부러워 할만한 성공적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사익과 공익의 갈등, 정치적 압력속에서도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도시의 무절제한 확장억제, 자연환경보전, 건전한 생활환경확보, 나아가서 후손에 깨끗한 국토를 물려주는 미래지향적 다수의 공익때문이다. 그나마 도시가 숨을 쉬는 여유를 갖게 된 것도 그린벨트덕이다. 그런 그린벨트인데, 이를 지키고 가꿔야할 정부와 여당이 앞서서 훼손하겠다고 나섰다. 그린벨트완화는 곧 환경파괴로 이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지자제 실시 이후 장기계획도 없는 개발붐을 타고 농지 산지 녹지가 야금야금 깎이고 란개발되어 환경파괴가 보통 심각한게 아니다. 한번 풀리기 시작하면 또다른 완화를 불러오게 되고 끝내는 걷잡을 수 없게 될 뿐아니라 투기를 자극하게 된다. 과거에도 투기바람은 그린벨트 완화와 개발지역에서부터 불어 전국으로 번져갔다. 특히 한정된 국토를 정치적 이용물로 다뤄서는 안된다. 선거 공약이어서는 더 더욱 안된다. 그린벨트 정책에 손질이 필요하다면 선거철이 아닌때 장기적인 국토계획차원에서 국가이익을 내다보면서 연구해야 할 것이다. 평상시에는 외면하고 있다가 선거철이 돼서야 인기위주의 단편적 완화로 정책의 기본틀을 흔드는 행태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문민정부 3년간 가장 많이 훼손됐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정치적 압력에 정부는 단연히 「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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