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부 차관 출신의 조건식(사진) 전 현대아산 사장이 다시 한번 현대아산을 이끈다. 조 사장은 과거 정부 재직 시절 대북협력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으로 이번 인사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현대그룹 측의 기대감과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이번달 김종학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전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조 사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경남대에서 북한학 석사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인도지원국장,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남북회담사무국 상근회담대표를 거쳐 제14대 통일부 차관을 지냈다.
조 사장은 특히 2008년 북한군이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을 찾은 남한 측 관광객을 총으로 피살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된 직후 현대아산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조 사장은 당시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역할을 맡아 현대아산을 이끌다 2010년 3월 급작스레 사임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조 사장의 사임을 두고 민간 차원에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이 남과 북의 경색 분위기로 인해 막히자 남북 당국에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현대그룹 측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이산가족상봉이 실현되는 등 금강산관광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를 현실화할 적임자로 조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조 신임 사장이 현대아산 대표이사 재직시절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으며 통일부 차관을 지내는 등 남북 관련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을 잘 이끌어갈 적임자로 판단돼 재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