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몸에 밴 위기극복 DNA… 100년 기업 이끄는 '해방둥이 기업인'

박삼구·한준호·윤영달 회장 등 젊은이 못잖은 열정·체력에

균형적 경영감각 공통점

기업 해산 위기 이겨내고 역전 스토리 이뤄내기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윤석금 웅진홀딩스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

올해 칠순을 맞이한 1945년생 '해방둥이' 기업인들이 앞으로 다가올 30년을 준비하며 구두끈을 조여 매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고희(古稀)까지 경영의 최전선을 지키는 기업인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체력으로 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산업 트렌드가 빨리 변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수십년간 쌓은 노하우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이라며 "미국의 워런 버핏 회장 같은 장수 기업인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와 경영능력은 별개=재계에서는 해방둥이 기업인들의 가장 큰 공통점으로 타고난 건강 체질을 꼽는다. 체력이 떨어지면 경영과 관련된 판단도 흐려지기 마련인데 워낙 건강이 좋다 보니 오히려 젊은 직원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그룹 재건을 이끌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삼구 회장은 특히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매년 연초 진행하는 계열사별 신년 산행에서 직원들을 선두에서 이끌고 산에 오를 정도다. 박삼구 회장은 "근력 운동은 젊은이들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정반대"라며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에 힘써야 한다"고 자신의 건강관리비법을 소개했다.


한준호 삼천리 회장 또한 칠순의 나이에도 평소 대외 행사에 수행원을 따로 두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체질로 유명하다. 한준호 회장은 지난 1971년 행정고시로 교통부에 입문한 뒤 동력자원부·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 등을 거쳤으며 이후 한국전력 사장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에너지기업인 삼천리에 몸을 담았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관료 시절 대범하면서도 꼼꼼한 일 처리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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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의 스테디셀러인 과자 '죠리퐁'을 직접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역시 올해 '허니버터칩' 열풍을 이끌면서 젊은이 못지않은 타고난 '감'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위기 극복 DNA= 해방과 더불어 한국전쟁·유신 등 질곡의 역사를 겪으며 몸에 밴 위기극복의 DNA도 해방둥이 기업인들의 특징이다. 이들은 대부분 한 차례 이상 위기를 겪으면서도 끝내 기업을 되살려 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12년 도산의 아픔을 겪었던 윤석금 웅진홀딩스 회장의 경우 지난해 2월 회사를 법정관리에서 조기 졸업시키며 기업의 부활을 선봉에서 이끌고 있다. 웅진씽크빅·웅진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들 역시 잇달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윤석금 회장은 법정관리 이후 웅진코웨이·웅진케미칼·웅진식품 등 계열사를 대거 처분하면서 기업의 모태인 웅진씽크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져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200개 해운업체를 대표하는 한국선주협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도 광복둥이다. 이윤재 회장은 부산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직후인 1970년 흥아해운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45년간 해운업계를 지켜온 산증인이다. 그는 1983년 입사 13년 만에 상무이사로 발탁된 뒤 잠시 동보상선에 몸담았지만 1985년 도산위기의 흥아해운의 법정관리인으로 돌아왔다. 이후 원가절감과 영업 강화 등 경영정상화 대책을 통해 대형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내실을 갖춘 흥아해운을 이끌고 있다. 2013년부터는 선주협회장으로 선출돼 한국 해운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다. 특히 4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선출 지원협의회장을 맡아 두 달간 세계 곳곳에서 임기택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끝에 한국인 최초의 IMO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밖에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도 최근 계열사와 사옥 등을 매각하며 재무 건전화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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