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니, TV부문 대대적 '克삼성' 나섰나

견제-협력 공존속 양사관계 행보 `주목'

소니가 37인치 등 6세대 진영의 인치대를 채택,LCD TV 라인업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발표된 경영혁신 계획과 맞물려 있다. 1만명 감축, 생산거점 11곳 폐쇄 등 대대적 구조조정과 함께 본업인 전자부문에집중하겠다는 회생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소니의 주력 TV 제품인 LCD TV가 옛 영광을 재현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소니의 경영혁신 계획발표는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성격이 적잖아 LCD TV 부문에서 삼성을 이기기 위한 공격적 행보가 가속화될 전망이며 세계 TV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삼성-소니간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니가 LCD TV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변화 전략을 구사, 독자 행보를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DM(디지털 미디어) 총괄이 37인치 LCD TV를 유럽에 내놓은데 이어 소니도 37인치를 출시할 경우 6세대 진영과 치열하게 붙고 있는 대형 LCD 부문에서 삼성-소니의 `40-46인치' 표준화 전략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몇년간 성장과 추락이라는 희비의 쌍곡선 속에 협력과 경쟁의 오묘한 균형을 유지해온 삼성-소니의 함수관계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삼성-소니, 숨가쁜 `역전'의 역사 = 삼성전자는 순이익면에서 이미 오래전에소니를 앞지른데 이어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에서도 785억2천300만 달러로 소니(669억1천200만 달러)를 처음 추월했다. 브랜드 가치에서도 삼성은 올해 149억달러로 지난해 21위(125억달러)서 한단계오른 20위를 기록, 지난해 20위(127억달러)에서 올해 28위(107억달러)로 내려앉은소니를 최초로 누르고 전자업계중 최고 순위에 올랐다. 미국 출원 기준 특허 등록 현황도 99년엔 삼성 4위(1천545건), 소니 5위(1천410건)로 박빙의 차이를 보이다 2002년엔 소니 7위(1천434건), 삼성 11위(1천329건)로순위가 역전됐으나 지난해의 경우 삼성은 6위(1천604건)로 뛰어오른데 반해 소니는10위(1천305건)로 주저앉았다. ◇소니, 삼성 견제 본격 나서나..LCD 독자 행보 가속화? = 소니는 22일 경영혁신을 발표하면서 침체에 빠졌던 TV를 중심으로 하는 전자부문의 부활을 강조했다. 소니가 실적 악화, 위상 추락을 딛고 TV 사업 부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克삼성'이 최대 과제며 실제로 삼성전자에 대한 소니의 위기의식과 견제는 어느 때보다고조돼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전세계 TV 시장에서 매출액 점유율 9.9%로 소니의 철옹성을 무너뜨리고 처음으로 1위를 거머줬고 소니는 3위로 추락했다. 대형 LCD 부문에서 삼성과 연합전선을 펼쳤던 소니가 이번에 6세대의 37인치 제품을 추가 채택키로 한 것은 TV 세트 라인업을 확대, 다양한 시장 수요를 충족함으로써 TV 부문에서 입지 회복하기 위한 `부활의 몸짓'으로 풀이된다. 6세대 진영의 `37-42-47'이냐, 7세대의 `40-46'이냐를 둘러싼 대형 LCD 부문 표준화 경쟁의 `승자'가 아직 판가름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라인업과 공급처를 다변화,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TV세트 업체 기준으로 37인치 진영이 40인치 진영을수적으로 크게 앞서는 가운데 JVC, TTE 등은 37, 40인치를 동시에 내놓고 있고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업체들은 37, 40, 42인치 제품을 병행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내 DM 총괄이 지난달 중순 37인치 LCD TV를 유럽에 출시, 사업부별 엇박자 행보를 보인데 소니도 6세대 진영의 인치대로까지 라인업을 넓힐 경우삼성의 `40-46인치' 표준화 전략에 대해 전열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에 더해 소니가 LCD TV 부문의 강화를 위해 LCD 부문의 독자행보를 가속화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는 "소니가 패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LCD 패널업체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니의 다변화 전략 구사 가능성은 소니측이 7세대의 2번째 라인인 7-2 투자에추가로 참여하지 않으면서부터 계속 점쳐져 왔었다. ◇`경쟁과 협력 함수관계는 계속된다(?)' = 그러나 시장에서는 LCD 패널 제조업체 상당수가 소니의 눈높이에 맞지 않기 때문에 실제 인수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소니는 최근 들어 올해 4월 양산에 들어간 세계 첫 7세대인 `S-LCD' 합작에서 더 나아가 LCD 패널 공동개발을 추진, 협력관계를 연구.개발(R&D) 부문으로까지 확대해 나가는 등 긴밀한 공조체제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니가 삼성의 `적(敵)' 진영의 인치대도 섭렵, 삼성 의존도를 줄여`40-46인치'에 올인했을 때의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큰 틀에서는 공조 기조를살려나가는 `양동 작전'을 통해 실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사는 작년말에는 극히 이례적으로 포괄적 상호 특허 사용계약(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 대규모 특허 공유를 위한 `물꼬'를 텄고 수년간 최고경영진간 톱(TOP)교류회도 정기적으로 개최, 돈독한 동맹관계를 지켜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LCD의 성공이 삼성 뿐 아니라 소니에게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양사의 관계는 1-2년간에 쌓여온 것이 아닌 만큼계속 협력 파트너이자 경쟁자로서 끈끈한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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