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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大 교수 "한국 지속성장, 서울 글로벌化에 달려"


"한국이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서울에 모여든 인적자본을 혁신적으로 연계하고 학습시켜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덕분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여전히 한국적 색채가 강한 서울이 보다 글로벌화된 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도시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44ㆍ사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시의 승리(해냄 펴냄)' 한국어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서울의 글로벌화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 아직 서울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했다는 그는 "서울의 강점으로 ▦우수한 교육 및 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생산성 있는 인적자원 ▦질서와 혁신이 절묘한 균형을 이룬 도시 ▦고층빌딩을 통해 도시집중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을 꼽았다. 글레이저 교수는 "한때 똑같이 제조업의 메카였지만 지금은 퇴락한 자동차 왕국 디트로이트와 금융ㆍ출판ㆍ문화의 도시로 변모해 세계의 중심으로 부활한 뉴욕을 비교하면 교육과 신기술이 도시의 흥망성쇠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며 "19세기만 해도 한 국가의 성공 여부는 풍요로운 농지나 석탄 광산에서 나오는 원자재에 달려 있었지만 오늘날 경제적 성공은 국가 혹은 도시가 '얼마나 똑똑한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성과를 이룬 도시들이 우수한 인적자원, 작지만 강한 기업, 외부세계와의 긴밀한 연결성 등 세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서울의 경우 우수한 인적자원과 외부세계와의 긴밀한 연결성은 갖추고 있지만 대기업의 강세로 중소기업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약점이 있는 만큼 작지만 강한 기업들을 키우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ㆍ일본처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는 국가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국가에 비해 소득 수준이 다섯 배 이상 높고 영아사망률은 3분의1 수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인터넷이나 유선전화를 통해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교통편의성에 힘입어 장거리여행이 가능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를 선택하는 이유는 도시가 주는 기회와 이익이 많다고 사람들이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협소한 국토 면적 등으로 심각한 도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 정부가 서울 중심의 행정기능을 다른 도시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글레이저 교수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행정기능 등 공공 부문의 일부를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로 분산시키는 것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부작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도시의 기능을 분산시키는 데 있어 절차상 공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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