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예측할 수 없는 수요예측제도

21일 금감원이 공모가격의 거품가격을 제거하고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발표한 수요예측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증권사 주식인수부 관계자들이 던진 촌평이다.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 8일 주간사회사 및 수요예측에 참가한 증권사들이 물량확보를 위해 과다한 공모주 신청주문을 내 공모가격 거품이 심화되고 있다고 판단, 2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에 대해서는 수요예측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즉 발행사와 주간사가 기업의 본질가치와 수익가치에 근거해 발행가를 결정하는 기존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시장참가자들이 과다한 공모가격 책정을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인 것은 물론이다. 불과 13일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입김에 밀려 공모규모에 관계없이 수요예측방식을 그대로고수하기로 다시 방침을 바꾼 금감원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증권사들은 본질, 수익가치에 의해 발행가를 결정할 경우 발행사가 주간사회사 선정을 이유로 발행가격을 높게 책정할 것을 요구, 가격왜곡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입장이 증권사 논리에 승복된 셈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타당성 및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정책을 발표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모가격 산정은 일반투자자뿐 아니라 발행사, 주간사회사 등 시장참가자들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정교하고 합리적인 산정방식이 요구된다. 지난 5월 폐지된 주간사회사의 시장조성의무제도가 7개월 만에 사실상 부활한 것도 정책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는 반증에 지나지 않는다. 시장조성제도 부활로 주간사가 합리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투자자들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는 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정책을 수립하고 문제가 있으면 이를 보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심한 사전준비 없이 너무 자주 정책을 바꾼다면 시장 신뢰를 잃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정명기자(증권부)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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