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고객 부쩍 늘고 판매도 쑥쑥 '웃음꽃'<br>하루평균 10명이상 방문<br>월간 계약도 3배나 늘어<br>車업계 물량맞추기 비상
 | 3일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세단 전용매장인‘에쿠스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차량을 관심 있게 둘러보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요즘 VIP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전쟁을 벌이고 있다. |
|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현대자동차 에쿠스 전용매장.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바깥의 도로는 한산했지만 이 곳은 신차를 구입하려는 방문객들로 한참 북적이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김정수(회사원ㆍ45)씨는 “최근 현대차가 내놓은 쏘나타와 그랜저의 디자인이 수입자동차와 큰 차이가 없다”며 “싼타페를 탔었는데 이젠 세단을 타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현대차가 그랜저나 에쿠스 등 대형차만 판매하는 곳으로, 과거엔 찾는 사람이 일반 매장의 절반수준에 머물렀지만 요즘은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박공진 지점장(부장)은 “올 초만해도 평일에 내방 고객이 3~4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10~12명으로 늘어났다”며 “하루 평균 5대 정도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 지점장은 이어 “그랜저 출시이후 우리 뿐만 아니라 왠만한 지역의 대형차 판매 대리점은 월간 판매가 3배 정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마케팅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대차의 경우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 출시이후 신차 효과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어 이미 8월말까지 예약판매가 완료된 상태”라며 “다음달에는 연중 판매율이 가장 높은 추석이 끼여 있어 당분간 신차 중심의 판매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현대차 뿐만 아니다. 르노삼성의 SM7이나 쌍용차의 뉴체어맨도 고객들의 인기를 끌면서 제때 물량을 공급하기 부족할 정도다. 뉴체어맨의 경우 지난 7월 1,544대가 판매돼 지난해 7월보다 2배 가까이(92.3%) 늘어났으며 작년말 출시된 SM7도 1,667대나 팔려나갔다.
대형 신차를 중심으로 촉발된 자동차 판매가 서서히 내수 회복세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대형차 수요가 되살아나자 업체들은 생산라인을 하루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제때 공급물량을 맞추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차를 구입하려는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동급 차종들의 판매가 동반상승하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유가상승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차량교체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한달간 자동차 내수판매는 대형차가 주도하면서 10만1,850대를 기록, 지난해 7월보다 20%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형차 판매는 1만5,161대로 지난해 7월보다 140%나 증가했고 전월에 비해선 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가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소형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경우 판매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도 어김없이 소비 양극화 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