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전셋값이 2년간 평균 16.59% 상승했고, 아파트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전세기한이 도래하는 전세세입자들의 경우 기존 전셋집은 수천만~1억원 이상의 전세금을 올려줘야 재계약이 가능하고, 다른 집을 알아보려 해도 매물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월세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난을 피해 내집 마련으로 방향을 돌린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모여들면서 미분양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신규분양아파트 청약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많은 자금이 드는 기존 아파트 매입과 달리 신규분양아파트는 계약금만 내면 중도금부터 대출을 통해 자금 부담을 입주 시점으로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5월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수도권 시·군·구 지역 중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24.6%)다. 판교신도시와 분당신도시가 밀집한 분당구는 우수한 입지여건과 주거환경, 교육환경을 갖춰 높은 집값을 내더라도 거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은 인기지역이다. 다음으로 경기 용인 수지구(23.71%), 인천 연수구(22.43%), 안양 동안구(22.33%), 고양 일산서구(21.91%)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주거선호도가 높은 신도시 소재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판교와 분당신도시가 위치한 성남 분당구를 비롯해 인천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 안양 동안구는 평촌신도시, 고양 일산서구는 일산신도시를 끼고 있다. 송도국제도시가 소재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올해 2분기 전셋값은 3.3㎡당 853만원으로 3.3㎡당 569만원이었던 2013년 3분기와 비교해 3.3㎡당 284만원 상승했다. 전용 84㎡ 아파트값으로 환산하면 1억원에 가까운 9,382만원이 올랐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의 극심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위축됐던 주택 공급이 전세난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면서 수도권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이어가고 있고, 하반기 대형 건설사가 가세한 분양 대전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전세난을 피해 내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신규분양아파트 청약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