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발표한 2008학년도 입시안을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고려대ㆍ연세대 등 주요 대학이 밝힌 2008학년도 입시안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나 내신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제도가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다.
시민ㆍ교원단체들은 이번 입시안이 수능을 지나치게 강조해 상대적으로 내신이 불리한 특수목적고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며 비난하고 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주요 대학의 입시안은 결국 특목고 학생들을 내신의 굴레에서 자유롭게 해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계략”이라며 “그 결과 일반계 고교생들의 자퇴 열풍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애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도 “일부 사립대의 우선선발제도와 차등 내신적용제는 대학의 서열화를 공고히 하고 고교간 등급을 조장해 공교육을 파괴하고 평준화 해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대학들은 수험생이 수능이나 내신ㆍ논술 중 상대적으로 자신 있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어 입시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대학들이 내신 반영비중도 많이 높였는데 수능만 따로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수능은 60만명의 수험생이 한꺼번에 보기 때문에 가장 객관적인 잣대인데다 학교 성적이 좋은 학생은 수능도 잘 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도 “내신이나 수능 중 한 가지만 잘해도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들의 입시안이 교육부의 지침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주요 대학의 모집정원에서 수능만으로 뽑는 인원이 12~30% 정도인 반면 학생부를 기본으로 하는 전형은 절반 정도로 훨씬 많다”며 “수능 우선 전형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준비가 가능한 만큼 일반고가 특별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