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월 26일] '골목상권 살리기' 역발상으로

최근 골목상권의 침체 원인이 기업형슈퍼마켓(SSM)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1970년대부터 원조격인 럭키슈퍼ㆍ한양스토어 등 SSM은 존재했다. 골목상권 침체는 1990년대 초 편의점, 할인점, 창고형 도매클럽, 카테고리킬러 등 다양한 선진 유통업태들의 등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국내 유통시장은 세계1,2위의 유통공룡인 월마트ㆍ까르푸마저 도태시킬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반면 골목상권은 대기업 규제라는 보호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점에서 골목상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파악이 필요하다. 골목상권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원스톱 쇼핑'의 부재다. 바쁜 현대인들은 매일매일 소규모 슈퍼, 과일가게, 채소가게, 정육점 등에 일일이 들르는 일을 번거롭게 여긴다. 때문에 같은 상권 안에 존재하는 식당ㆍ옷가게 등 다른 업종 점포들도 절대적인 유동객 수의 감소에 따른 침체를 겪고 있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부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거주지 인근에 묶어둘 수 있는 핵심점포가 필요하다. 1주일에 2~3번씩 방문하는 대형 슈퍼마켓이야말로 골목상권을 살릴 핵심점포가 될 수 있다. 슈퍼마켓이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해 핵심점포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이를 중심으로 통일된 이미지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핑타운 형성이 가능해져 골목상권 유동고객의 절대 수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핵심점포를 중심으로 다른 업태와의 연합과 공동 마케팅 등을 전략적으로 전개해 거주지 인근 골목상권에서도 원스톱 쇼핑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먹을거리에 대해 믿을 수 있는 SSM, 가격 경쟁력이 있는 노점상, 대면 서비스가 좋은 개인 정육점 등이 공존하고 서로의 장점을 제공하는 새로운 쇼핑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 현재의 SSMㆍ영세상인 간 갈등을 풀 수 있는 열쇠이다. 개인 상공인과 대기업, 그리고 제일 중요한 고객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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