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출품을 허용하고, 일반인도 참가하게 하고, 출품비 전혀 없고...
기존 형식을 깼다. 그랬더니 성장세가 대단하다. 이젠 세계 정상도 넘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2일 폐막한 부산국제광고제(ADSTAR) 얘기다. 우선 올해 광고제에는 총 67개국에서 1만 7,698편이 출품돼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41%가 늘어난 수치이며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의 출품작이 2만여 점인 것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올해 8번째 항해를 이끈 이의자(71·경성대학교 명예교수·사진) ADSTAR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이 위원장은 성공의 비결로 '열린 광고제'라는 특징을 꼽았다. 전문 광고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작품을 낼 수 있도록 한 점이나 세계 광고제 중 최초로 온라인 출품을 할 수 있게 한 부분을 들었다. 출품비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사실 깐, 클리오같은 광고제 출품작이나 수상작이 유럽 선진국이나 백인들이 다니는 대형 회사 작품들 위주인 건 바로 비용적인 문제가 크다고 봐요. 동양의 가난한 나라나 작은 광고인들은 1편당 1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돼 출품조차 힘든 거죠. 저희는 세계인 모두의 광고 축제를 표방합니다. 누구나 문턱 없이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모토죠."
양적 성장만 달성한게 아니다. 심사위원장 면면을 보면 위상도 달라졌다는게 그의 자랑이다. 광고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꼽히는 장-레미 폿 맛, 세계적 광고회사 JWT의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매트 이스트우드 등 세계를 주름잡는 거장들은 물론 50년간 약 22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의 무장 해제와 전쟁 종식을 위한 '크리스마스 작전' 캠페인을 진행해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호세 미구엘 소코로프, 태국 최초로 깐 TV광고 부문 골드를 수상한 수티삭 수차리타논타 등 광고계 스타들이 줄줄이 위촉됐다. 이 위원장은 "이런 거물들이 올해 한꺼번에 부산을 찾게 됐다는 것이 우리 축제의 위상이 올라갔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내년 광고제가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의 관심이 워낙 높아 젊은 광고인들과 대학생들의 경진대회인 뉴스타즈·영스타즈 프로그램은 현지 기업과 협업해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 해외 작품이 전체의 약 75%를 차지하는 등 '국제' 광고제로서의 입지도 충분히 단단해 졌다.
"무엇보다 '세계인의 광고 축제를 만들자'고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지금까지 자리를 잡고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부산국제광고제의 색깔을 유지한 채 도약 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사진제공=부산국제광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