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통화긴축 완화 가능성

美 통화긴축 완화 가능성 기업들의 실적악화 등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던 미국증시가 미 통화긴축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바닥권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미 현지시간)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급격한 수요위축(excessive softening in demand)을 경계한다"고 발언한 이후 미국증시는 최악의 상황에서 차츰 벗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10.48%나 상승하며 나스닥시장 개설이래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때 나스닥지수 2,500포인트 붕괴에 대한 우려감으로 세계증시가 공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일거에 해소됐다. 향후 미국의 금리정책은 그간 추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증시와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라 아니 할 수 없다. 98년 8월을 저점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지난해까지 세계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 6월부터 금년 5월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전세계의 유동성이 줄어들었고 금년 들어 세계각국 증시가 급락국면을 맞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이와 더불어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는 추세를 보임으로써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만일 미국의 경기둔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경우 아시아지역의 수출둔화는 불가피하며 특히 한국경제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만일 통화긴축 기조를 완화할 경우 경기하강 가능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경제에도 청신호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그린스펀의 지난번 발언으로 미국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도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꽉 차 있다. 그린스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금리인하를 즉각적으로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지표가 악화되며 경착륙 우려감이 팽배해질 경우 상대적으로 통화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금주말과 다음주에 걸쳐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말과 다음주에 걸쳐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현지시간 기준)는 8일 실업률, 13일 소매판매, 14일 PPI(생산자 물가지수), 15일 CPI(소비자 물가지수) 및 산업생산 등이다. 이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지표는 8일 발표될 11월 실업률과 13일 발표예정인 소매판매실적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9월과 10월에 각각 3.9%를 나타냈다. 11월중 실업률을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략 4.0%로 예상하고 있는데, 만일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다면 금융긴축기조 완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반면에 실업률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올 경우에는 금융긴축 완화에는 다소 걸림돌이 될 것이다. 또한 소매판매실적은 9월 0.9%, 10월 0.1% 증가율을 나타냈다. 11월중에는 0.4%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기대치보다 낮게 나올 경우 경기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을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실업률과 소매판매실적이 예상치보다 나쁘게 나오지 않는다면 19일에 있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에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현재의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는 가운데 금년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업률과 소매판매실적이 예상치보다 나쁘게 나온다면 19일 FOMC회의에서 전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책기조를 긴축에서 중립으로 바꿔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않을까 예상된다. 어쨌든 미국 금융정책기조의 전환여부는 향후 미 증시에서 점진적 상승세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일이다. 국내증시에도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다.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 김승익(金承翼)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