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교통카드

지하철이 처음 선보인 것은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던 1863년 영국의 런던에서였다. 그로부터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1900년에야 프랑스 파리에 두 번째 지하철이 등장했고 그 뒤를 이어 1902년에 독일 베를린, 1904년에는 미국의 뉴욕에도 지하철 시대가 열렸다. 동양에서 선진국을 자처하던 일본에는 그로부터 다시 20여 년이 지난 1927년에야 도쿄에 처음 지하철이 생겼다. 그리고 서울에 지하철이 개통된 것은 그 일본보다도 47년이 뒤진 1974년 8월 15일이었다. 북한의 평양에는 서울보다 1년 앞선 1973년 9월에 개통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지하철에 관한 한 북한에도 뒤지는 지각생인 셈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도 아닌 듯한 일이 눈에 띠고 있다. 우선 남한의 산업시설과 사회 인프라 등을 둘러보고 있는 북한 고위 경제시찰단 일행이 서울의 지하철을 탈 기회가 있었는데 '차표 대신에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로 요금을 결제한다'는 설명을 듣고 놀라더라는 보도다. 또 며칠 전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는 지하철역마다「패스 네트」라는 지하철용 교통카드 선전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12월 1일부터 카드로 요금을 낼 수 있게 되었으니 많이 이용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우리의 경우 마이크로 칩(micro-chip)이 내장된 버스요금 결제용 교통카드가 처음 선보인 것은 96년 7월1일 이었고 2000년 1월20일부터는 카드 하나로 버스와 지하철을 모두 탈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1300만 매의 교통카드가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 돼 있다. 또 최근에는 일부 신용카드나 칩을 내장한 휴대폰으로도 요금을 결제할 수 있게까지 되었다. 일본에서 지하철용 교통카드가 이제야 등장한다는 것은 일본이 지하철의 개통에서는 우리보다 50년 가까이 앞섰지만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서비스의 제공에서는 우리보다 뒤지는 면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어느 언론인으로부터 일본 사회의 정보화가 한국에 비해 뒤져있다고 개탄하는 말을 들은 일이 있는데 교통카드 사정만을 보면 근거 없는 말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우쭐댈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신성순(언론인)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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