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큰손들 "주식투자 타이밍 재는 중"

PB센터 투자기회 노리는 고객 문의 이어져


고액 투자자 A 씨는 올 들어 2,000선이 처음 무너진 지난 11일부터 주식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기 직전 채권, 예금 등에 투자한 안전자산을 환매하고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려고 했지만 순식간에 주가지수가 고공행진을 펼쳐 진입기회를 놓쳤다. 덕분에 A씨는 연말연초 내내 이어진 증시 강세에 소외감만 느꼈다. A씨는 “중동 사태 확산으로 코스피지수가 깊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상승 추세는 살아있다고 보고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최근 급등한 유가가 진정세를 보이면 주식 투자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가 폭락한 틈을 타 저가 매수에 나서려고 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최근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는 증시 조정이 얼마나 갈 것인지 또 언제쯤 저가매수에 나서야 할지에 대해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노수민 동양종금증권 골드영업부 PB는 “최근 증시 폭락에도 안전자산으로 갈아탄 고객은 없다”며 “오히려 회복 조짐이 나타나길 기다렸다가 투자에 나서려고 대기중인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경준 한국투자증권 여의도센터 차장(PB)도 “지난해 하반기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려던 자산가들이 연평도 사태 이후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진입 시점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며 “올 초 증시 강세에 소외감을 느꼈던 투자자들이 유가 안정이 확인되는 대로 투자에 나서려고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주식이 상당히 싸졌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주가지수가 890포인트선으로 폭락한 후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코스피지수가 강한 상승 추세를 이어간 만큼 투자자들의 투심도 더욱 견고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차장은 “두바이 모라토리엄 선언, 유럽 재정위기 확산, 연평도 사태 등 증시 조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시장변동성을 키웠지만 추세 이탈로는 이어지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도 대세상승장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투자하자는 차원에서 침착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재석 하나대투증권 WM강북센터 이사도 “현재의 조정장에 대해 ‘공포’를 느끼기 보다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현 지수대에서 큰 폭의 가격 조정보다는 저점을 다지고 반등할 것으로 보고 이미 분할매수에 나서고 있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조정은 펀더멘털 자체의 훼손 때문이 아닌 만큼 원유 급등세가 진정되고 경기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면 큰손들의 투자도 재개될 것으로 관측됐다. 노수민 PB는 “코스피지수 1,900포인트선 후반의 시장 주가수익률(PER)은 9.5배로 저점을 다지는 수준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중동 사태가 안정되면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고액 투자자들도 저가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