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송] 8.15 특집 대형 다큐물 풍성

올해로 8·15 광복을 맞은지 54년. 우리나라는 6·25 한국전쟁과 밀어부치기식의 불도저식 경제개발, 그리고 미증유의 IMF체제등 현대사의 부침속에서 진정한 「광복」을 맞지 못한채 정치 경제 문화적 혼란을 겪어왔다.한세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천년을 눈앞에 둔 1999년. 우리 민족에게는 국수주의가 아닌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민족정체성의 확보와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경쟁력있는 민족으로 살아남기 위한 한민족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절박한 시점이다. KBS는 20세기를 마감하는 묵직한 대형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9일부터 방송할 「20세기 한국사 해방」. 세계사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식민지 지배와 해방, 동족간의 전쟁과 분단, 권위주의 독재와 근대화, 그리고 민주화와 경제위기에 이르기까지 숨가쁜 100년을 「해방」이라는 주제로 정리해 낸 것이다. 제작진이 선정한 큰 주제는 10개. 땅(9일) 무지(10일) 식민(11일) 독재(12일) 전쟁(13일, 이상 오후10시) 성(21일) 이데올로기(22일) 빈곤(28일) 시간(29일) 반도(半島, 9월4일, 이상 오후8시) 제작과정에서 새로 발굴된 기록들이 적지않다는 것이 제작진의 자랑. 우선 1편「땅으로부터 해방」에서는 전남 최대 지주의 한명이었던 화순군 동복면 오영씨 일가의 지난 100년간 토지관계문서, 일제시대 한국에 진출했던 일본 지주모임인 「영산포회」의 활동상, 북한 토지개혁에 대응하려했던 맥아더사령부의 입장을 밝힌 자료가 최초로 소개됐다. 또한 11일 방송되는 제3편 「식민으로부터 해방」에서는 조선총독부의 민족주의자 포섭 관련 각종 기밀문서, 소설 「상록수」의 무대 경기도 샘골마을,일제가 모범부락으로 선정했던 충남 갈산리 발굴취재 및 당시 영상자료도 최초로 공개된다. 「성(性)으로부터의 해방」편에서는 93세된 시어머니부터 73세의 며느리, 38세된 손녀까지 3대가 등장해 한국 현대사에서 여성의 지위와 삶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간간이 등장하는 인터뷰 대상도 로스토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제임스 리 유엔사 정전위 수석대표 특별고문, 갈루치 미 북한핵대사, 돈 오버도퍼 워싱턴포스트지 기자 등 쟁쟁하다. 카톨릭대 안병욱교수, 숙명여대 이만열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올해초부터 제작팀을 구성하는 등 KBS로서는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자부한다. MBC는 특집극「미치코(美智子)(13일 오후10시), 특집 3부작「21세기 한민족 네트워크」(14일 오후10시35분), 특집 다큐멘터리「장준하의 장정 6천리」(13일)등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특집극「미치코」(김윤철 연출)는 일제시대 말기에서 광복 30년후 일본에서의 재회까지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의 순애보를 그린 드라마. 서울에서 전문학교 재학중 징병을 피해 고향인 평안남도 청천강변의 원산리에 내려와 지내는 한동욱(감우성 분)과 청천강 영변읍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우체국장의 딸 미치코(이자영 분). 이 둘은 처음 만난 때부터 관심을 갖게되고 사랑하게 된다. 미치코는 동욱이 유부남이며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방전 역사의 격변현장에서 사랑에 빠지며 광복 30년 뒤에 일본에서 재회하게 된다. 「21세기 한민족 네트워크」는 「5대양 6대주의 한인들을 만나다」「코리안타운의 새희망」「한민족공동체 가능한가」의 부제로 방송된다. 해외에 진출해 있는 550만여 동포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한민족의 위상을 점검해 보고, 다가올 21세기 우리 민족이 어떤 결속력을 가지고 세계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진단해본다는 데서 출발한다. 「5대양 6대주…」에서는 중앙아시아에서 60년만에 돌아온 고려인들의 정착촌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라즈돌로에, 포포프카까지 500㎞의 여정을 통해 한민족의 수난사를 되짚어본다. 또한 중국내 훈춘·연길·심양일대의 조선족 마을과 멕시코 유카탄반도의 메리다주의 한인들을 취재했다. 「코리안타운…」의 무대는 세계최대의 코리안타운인 LA한인사회. 100만명의 동포가 진출해 있는 미국사회내에서 그들이 이민족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애환과 이민 2, 3세들의 문제, 그리고 민족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들을 살펴본다. 「한민족공동체…」에서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으면서도 강한 민족적 결속력을 보여주는 화교, 유태인 사회와 달리 우리 민족은 아직까지 공동체적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 우리가 서로 연결고리를 갖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고 앞으로의 우리 민족의 전세계적인 연결 가능성을 살펴본다. 한편 SBS는 특집 다큐멘터리「남북이산가족, 그 희망과 좌절의 기록」을 15일 밤12시 방송한다. 우리의 광복의 역사는 곧 분단의 역사. 분단이 가져온 이산의 고통은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남북당국의 정치적 반목과 고려 때문에 곧 성사될 듯하면서도 번번히 무산되는 「남북이산가족 상봉」. 이산가족문제의 실태와 해결점을 모색해본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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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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