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액 투자자 차별하나" 논란

한화투자증권 "CMA 잔액규모 따라 금리 차등 지급"

"투자금 적은 고객은 떠나란 의미"

사측 "수수료 체계 합리화" 해명


한화투자증권(003530)이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규모에 비례해 금리를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증권사들이 CMA 잔액이 억대가 넘는 고액자산가에게 특별히 고금리를 적용한 적은 있지만 잔액 규모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투자자들이 1% 금리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저금리시대이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소액투자자들을 차별한다는 비난도 함께 일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내년 1월12일부터 CMA 잔액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게는 1.7%, 3,000만원 이상은 1.6%, 1,000만원 이상은 1.5%, 500만원 이상은 1.0%, 100만원 이상은 0.8%, 100만원 미만은 0.3%의 금리를 지급하겠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그동안 모든 CMA 고객들에게 1.5%의 동일금리를 제공해왔지만 잔액 규모에 따라 적용금리를 세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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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모든 계좌에 같은 금리를 적용하다 보니 소액 계좌의 경우 회사가 역마진을 떠안아 왔다"며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이자를 덜 주고 고액자산가에게 더 주면 회사가 떠안을 역마진을 줄일 수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차등 금리 지급으로 인해 100만원 미만 보유 고객들이 손해를 보는 금액은 연평균 2,000원 정도로 소액 고객들이 입는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소액 투자자들은 이 같은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산 규모에 따른 고객차별이라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의 한 고객은 "자산 규모에 따라 금리가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취급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투자금액이 적은 고객은 회사를 떠나도 상관없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의외라는 반응이다. CMA 잔액 규모에 따라 금리를 차등적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다 논란을 일으킬 요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자산 규모를 이렇게 세분화해서 금리를 지급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한화투자증권처럼 고액자산가들과 일반고객을 구분해 금리를 지급하면 금리가 최대 1.2%포인트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은 회사 측이 소액투자자들에게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액자산가들을 유치할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저금리시대이다 보니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으려는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차등금리 적용에 반발해 고객들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소액투자자들만 잃는 것이기 때문에 한화투자증권 입장에서는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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