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毒오른 금융당국, 지주 빅4 손본다

내달 하나금융 종합검사 시작<br>우리·신한등 고강도 조사 예고<br>"우리금융 인수 압박" 분석도

금융당국이 독이 올랐다. 저축은행에 이어 우리금융 민영화 실패에 이르기까지 '되는 일이 없는' 금융당국이 4대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검사를 대폭 강화한다. '빅4'에 칼날을 들이대고, 특히 지주회사에서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회장들을 타깃으로 해 구겨진 당국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얘기다. 당장 감독당국은 오는 7월 초 하나금융을 종합 검사하고 이르면 9월께 우리 또는 신한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대형 금융지주에 대한 검사에 들어간다. 당국의 이번 검사는 통상적인 검사일정에 따라 이뤄지지만 어느 때보다 강도가 셀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금감원도 금융지주사 회장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금융지주사 회장이 권한은 최대한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데는 금감원이나 금융위원회나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지주사 회장이 은행의 실적을 직접 관리하거나 임원인사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지주사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과도한 처사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이 같은 모습을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부실 저축은행 처리와 외환은행 인수 승인보류 등 업무에서 잇따라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지주회사들에 대한 군기잡기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 인수의향서(LOI) 마감일이 29일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당국이 이를 일주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것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라고 KB와 하나금융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산은금융이 없어도 우리금융 매각작업은 유효경쟁이 가능하다고 누차 말해왔지만 KB와 하나금융은 재차 인수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의향서 제출마감일을 앞두고 당국이 갑자기 금융지주사의 문제점을 얘기하는 것의 배경은 뻔하지 않느냐"며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손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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