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조달 자금 사상최대 1~4월 176억달러…'빚갚기用'이 71억달러 달해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올들어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중장기로 조달한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의 풍부한 유동성, 한국물 신용프리미엄 감소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다 당국의 외화차입 규제가 해외차입에 대한 유혹을 더욱 확대시켰다는 분석이다. 단기차입을 막으려다가 오히려 장기차입의 물꼬를 터준 셈이다.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외 차입 증가추세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단기 외화차입 증가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만기도래하는 단기차입 자금을 중장기 차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잠잠했던 공기업까지 해외채권 발행에 나설 경우 해외 차입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4월 한국기업의 중장기 해외자금조달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 137억 달러보다 28% 늘어난 17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만기 상환액을 제외한 순조달액도 105억 달러에 달해 전년동기비 40% 늘어났다. 특히 신디케이티드론은 작년과 비슷한 74억 달러에 그친 반면, 해외채권 발행이 전년동기대비 58%나 급증해 10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한 해동안 발행규모인 204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으로, 단기외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작년에 급증한 단기차입 일부가 장기채권 발행으로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해외차입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으로, 일반회사와 공기업의 차입 비중은 급감한 반면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조달은 전체의 전체의 55%에 달하는 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부산은행, 농협 등이 자기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23억 달러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다, 그동안 신디케이티드론에 의존했던 카드사들도 속속 해외채권 발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금융센터는 6월 이후 만기상환 수요가 늘고 경기회복에 따른 외화자금 수요가 증가할 전망인데다, 상반기에 조달이 저조했던 일반기업과 공기업 등의 차입 대기수요가 많아 하반기에도 중장기 자금조달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올해 중장기 차입액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6월 30억달러, 9월 23억달러, 11월 39억달러, 12월 28억 달러 등 특정월에 집중된 단기자금의 만기에 관심이 쏠린다. 단기차입이 장기차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센터측은 단기외화차입이 급증한 상황에서 중장기 조달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달러화가 강세로 급반전할 경우 해외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며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들어 한국계가 조달한 176억 달러 가운데 변동금리부와 달러화 조달액은 각각 62%와 70%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6/07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