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9일 2015년 금융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대형증권사 출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KDB대우증권 매각을 연내 추진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 매각공고 일정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으며 좀 더 검토한 뒤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증권의 최대주주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전체 지분의 43%를 보유하고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부와 협의를 거쳐 KDB대우증권 및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매각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매각 시기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입장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매각시기는 현대증권 매각이 끝난 다음이 유력해 보인다.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는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와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 등 두 곳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KDB대우증권의 매각방향의 골격은 2·4분기나 돼야 드러나고 하반기에 매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본다. 올해 안에 매각공고를 내더라도 예비입찰과 본입찰·실사·가격협상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은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보통주 43%(1억4,048만1,383주)다. 대우증권의 이날 종가가 1만100원이므로 1조4,1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금융투자업계에서 차지하는 대우증권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몸값이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우증권의 인수 후보자로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던 KB금융과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된다. 다만 산은이 KDB생명·KDB자산운용 다른 자회사와 묶어 패키지딜을 시도한다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홍 회장은 "KDB대우증권이 워낙 대형 증권사다 보니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패키지 매각이든 개별 매각이든 정부와 협의해서 결정해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