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산 APEC 폐막] '盧어젠다' 성공할까

"세계화 수용…양극화 해소도 함께"

[부산 APEC 폐막] '盧어젠다' 성공할까 "세계화 수용…양극화 해소도 함께" 부산=권구찬기자 chans@sed.co.kr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3년이 되는 내년 초 '사회적 통합'을 이룰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양극화를 극복하는 '사회적 통합'을 남은 2년 동안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예단하긴 이르나 아무래도 '신자유주의 물결'과는 상반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농업시장의 전면 개방에 주안점을 두는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조속한 타결을 누구보다 앞서 주장하는 등 오히려 '신자유주의'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CEO 서밋에서 "자유화와 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흐름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이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APEC 역내 양극화 및 사회적 격차 해소'가 정상회의 결과물인 '부산 선언'에 반영돼 주목되고 있다. 부산 선언에서는 역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는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회의를 통해 앞으로 양극화 의제가 보다 심도 있게 논의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노 대통령의 입을 통해 '신자유주의'와 '사회적 격차 해소'라는 상반된 이슈를 한꺼번에 국제무대에 내세운 형국이 된 것이다. APEC 역내 양극화 문제의 이슈화 여부는 8일 청와대 초청, 서울 상주 외신 지국장간의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드러났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목표가 역내 교역과 투자의 장애를 제거하는 것"이라면서도 "국가와 국가 사이의 심각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할 것을 제안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양극화 문제를 의제화 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APCE 정상회의에서는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역내 양극화 해소가 '세계화'에 반대하는 견해로 비춰질 수 있음을 의식, "양극화나 격차 또는 빈곤 얘기를 하면 세계화에 반대하는 견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며 "나의 제안은 세계화를 받아들이고, 보다 개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제안임을 명백히 해두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 초청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거론한 양극화 발언을 두고 일부 외신이 이를 세계화 반대 취지로 해석하는 바람에 논란을 낳기도 했다.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당장 쌀 협상안 비준안을 놓고 국내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시장의 전면개방을 주장하는 DDA 협상의 조기타결을 주장했던 정부의 입장은 누가 보더라도 '신자유주의'의 수용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노 대통령이 이번에 제창한 '양극화 해소'라는 의제가 어떤 행로를 걸을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입력시간 : 2005/11/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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