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체감경기는 당분간 냉랭/5월 산업활동 동향

◎수출만 회복세… 투자·소비 아직 “겨울잠”/구조조정… 2∼3년간 본격활황 없을듯『불황의 긴 터널끝에 한줄기 빛이 보인다. 그러나 터널을 빠져나가도 탁 트인 고속도로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가 기다리고 있다.』 향후 경기전망을 함축한 말이다. 3·4분기께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가 좋다고 피부로 곧장 느끼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동향은 「생산이 활발한 가운데 재고 증가세가 주춤해졌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년전보다 생산이 6.1% 늘어났는데 재고증가율(11.7%)은 95년 9월(11.3%)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조적요인에 기인한 반도체(45%)와 자동차(25.7%)의 재고증가율을 제외하면 경기저점 부근의 재고증가율 수준인 5∼6%에 도달했다는 게 재경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이미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도 하반기에는 수출 회복을 통해 재고수준이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회복의 단초는 수출 회복에서 찾아진다. 5월중 생산자 출하는 1년전보다 7.1%가 늘었다. 수출용은 23% 급증한 반면 내수용은 1.4% 증가에 그쳤다. 수출이 재고 감소와 생산 증가의 원동력인 셈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은 경기선행적이고 소비·투자는 경기후행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수출이 늘면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투자도 늘어 경기가 과열되는게 과거의 경험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수출이 늘어 경기가 회복돼도 소비와 투자는 당분간 침체를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번 경기침체가 단순한 경기순환적 요인외에 고비용구조등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 구조적 요인이 겹쳐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쟁력강화를 위한 기업의 감량경영이 지속될 것이고 생산능력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도 자제할 것으로 보여 급격한 투자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거품빼기」라는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동산 및 주식가격 상승등에 따른 자산소득을 기대하기 힘들고 근로자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때문에 과거처럼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서 흥청망청 소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경기회복을 투자와 소비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경기회복을 외롭게 끌고가는 수출도 경쟁력 강화때문이 아니라 엔고라는 외부요인에 추진에너지를 의존하고 있는 양상이다. 때문에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향후 2, 3년간은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도 미지근한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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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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