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웹2.0시대, 웹에이전시의 변화

초기 웹에이전시의 역할과 시장의 요구는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은 고객들의 모든 것을 대행해야 하는 통합구축 중심 모델로 탄생됐다. 그런 이유로 초기 웹에이전시들은 필연적으로 내부에 수백명에 달하는 각 분야 전문가를 두는 거대한 조직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정교한 역할 분담과 효율화를 꾀하는 관리ㆍ통제가 수반돼야만 했다.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 시대가 마감된 현 단계에서 초기 웹에이전시 모델과 역할은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단순한 웹사이트를 갖추는 시장은 이제 그 진입 장벽조차 허물어져 저가 시장으로 몰락해가는 상황이고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환경에서 웹서비스를 실현하는 환경으로 급변하고 있다. 더군다나 웹서비스의 수요와 가능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주요 고객들은 핵심 서비스와 인프라를 자체 보유하거나 인하우스화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외부 환경 변화이다. 결국 한국의 웹에이전시 시장도 그간 구축 중심의 통합주의ㆍ만능주의ㆍ효율화 등의 매너리즘을 벗어던지고 분화하는 시장의 변화와 요구를 새롭게 통찰하고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동해내기 위한 혁신을 꾀해야 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06년을 전후로 본격화된 ‘웹2.0’과 ‘웹 표준’, ‘차세대’ 등의 키워드를 단편적으로 정리하면 거시적 관점에서 미시적 관점으로, 제공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의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 변화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산업화의 역사적 맥락으로 볼 때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뒤 구체적인 다각화로 전문화와 질적인 혁신이 수반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진화 현상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토대 마련을 위한 구축의 시기가 저물고 밀려오는 전문화와 질적 혁신의 시장요구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로의 웹에이전시 변화는 필연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규모로 물리적 경쟁력을 확보해온 초기 에이전시 모델은 쇠퇴하고 서비스의 혁신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갖춘 소규모의 집약적 전략가와 스페셜리스트로 구성된 새로운 형태의 에이전시들이 고객의 다양한 필요와 급변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유연성을 보이며 웹2.0시대의 새로운 웹에이전시 계보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이에는 제품이나 건축 산업의 변화 맥락과 매우 흡사한 측면이 있다. 자동차나 휴대폰과 같은 핵심 제품의 기본적 전략과 기술은 내부의 중ㆍ장기적 경영 전략을 통해 주도되지만 구체적인 실현과 생산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 컨설팅사들에게 의뢰해 진단과 분석을 거쳐 디자인 전문회사의 콘셉트 모델을 최종 테스트하는 방식을 통해 구현된다. 이처럼 웹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환경에서는 분야별 전문 컨설팅의 전략 수립과 모델링이 고객의 중요한 요구로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 웹서비스를 구현하는 데는 의외로 많은 분야의 전문 역할이 필요하다.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혁신을 필요로 하는 웹서비스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 전문성으로 차별화와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요구가 필연적이다. 결국 전략적인 마케팅과 서비스를 주도하는 컨설팅형 에이전시, 그 구현에 필요한 전문적 경험과 기술을 갖춘 실행형 스튜디오나 연구소의 탄생이 촉진될 것이고 기존 통합에이전시 모델은 이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과 신속한 환경 적응에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웹에이전시의 새로운 시기를 주도할 신진 그룹들이 당면한 과제는 기존의 하청구조와 아웃소싱 개념을 넘어서는 전향적인 전략적 제휴모델을 어떻게 상호 간 마련할 것인가이다. 웹2.0, 웹 표준, 차세대 등 같은 현상적인 유행에 좌지우지되기보다 웹에이전시 사업의 마케팅 전략과 각 분야별 전문화를 상호 견인하는 전략적 네트워크형 기업연대 모델 등 새로운 시도들이 긴 안목으로 모색돼야 할 것이다. 다양한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유연하고 적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창조적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상호 연대하는 유목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로 새롭게 거듭나는 웹에이전시만이 성공적 비전을 달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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