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의 검사장급 간부 전원은 이날 오전 한 총장에게 중수부장 감찰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할 것을 건의했다. 이어 대검 과장급 간부와 연구관(검사)들이 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도 한 총장이 정오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찾아가서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채동욱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검사장)들은 이날 오전 9시 한 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총장의 명예로운 용퇴를 건의했다고 채 차장이 밝혔다.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8층 총장실에는 최재경 중수부장을 제외한 대검 부장 전원이 올라갔다. 총장실에서는 검찰 간부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 한 총장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나 한 총장은 대검 부장들의 용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대검 부장들에게 용퇴 의견을 철회하라면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채동욱 차장은 “어젯밤 전국 각지에서 비상대책회의를 한 모양인데 일선 검사의견을 청취해보고 밤에 더이상 총장으로서의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측근 참모들이 총장에게 용퇴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 차장은 “일선 검찰에는 우리들이 용퇴를 건의해서 사퇴하게 할테니 일단 오늘 오전까지는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단행동을 자제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재경 중수부장을 제외한 일부 대검 간부들은 전날 자정께 채동욱 차장 방에 모여 한 총장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한 총장의 지휘체제는 사실상 와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 차장은 이날 한 총장에게 용퇴를 건의한 사실을 대검 대변인이 아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통해 언론에 공개하도록 했다. 한 총장의 직속 라인이 공보업무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이다.
/온라인뉴스부